론스타 회장 "외환카드 처리, 불법 없었다"

론스타 회장 "외환카드 처리, 불법 없었다"

양영권 기자
2008.01.1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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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레이켄 회장 법정 증인 출석…"감자 추진했으나 문제 생겨 포기"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11일 2003년 외환은행의 외환카드 인수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는 없었다고 역설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이경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외한은행의 외환카드 처리와 관련해 보고받은 사항 가운데 위법한 내용이 있는가"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전혀 없다(Nothig)"고 답했다.

또 변호인이 '엘리스 쇼트나 마이클 톰슨, 스티븐 리, 유회원 등 론스타 측 외환은행 이사들이 외환카드 주가를 조작해 인수 비용을 줄이려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전혀 진실이 아니다(completely untrue)"라고 일축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이어 "범죄를 모의했다는 것은 이해하지 못할 내용"이라며 "이런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면 전세계에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감자 전제 합병' → '감자없이 합병' 바뀐 경위= 그는 "2003년 11월19일 이사회 전 컨퍼런스콜에서 쇼트 부회장이 '외환카드가 다음날이라도 도산할 수 있을 정도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하다'는 내용과 함께 '외환은행이 올림푸스캐피탈이 보유한 외환카드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면 일반주주가 가진 30% 주식은 감자를 통해서 매입할 수 있다'는 말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때 외한카드 감자에 대한 언급이 처음 있었다는 것. 그레이켄 회장은 "감자(capital reduction)은 미국에서 생소한 개념이었으며, 상당히 사태가 긴박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레이켄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 당시 이같은 외환카드 부실 문제가 예측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환은행 인수를 처음 제안했던 스티븐 리를 질책했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이어 "이때 전화 통화에서 '외환카드 합병을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으며, 그 전에는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당시 론스타에게 자문을 했던 시티그룹 측 직원의 이메일에서 '론스타 회장이 11월9일 합병을 승인했다'고 언급된 것과 관련해서 그레이켄 회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이어 "11월20일 외환은행 이사회 이전에 쇼트 부회장이 전화로 '금감원이 전날 밤 올림푸스캐피탈을 불러 주가를 제시하면서 그 가격에 매각하라고 했고, 론스타에도 이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고 보고하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인식해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당일 이사회에서는 △외환은행에서 올림푸스캐피탈의 지분을 매입하고 △외환카드에 긴급 자금을 투입하며 △외환카드 감자에 맞춰 합병을 추진한다는 안건이 결의됐다.

그는 "20일 쇼트 부회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을 때는 외환카드 감자 없이 합병을 하는 것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합병과 감자를 연계해서 추진한다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그달 28일 감자 없는 합병 결의가 이뤄진 데 대해서는 "25~26일경 쇼트 부회장이 '감자 추진 실무 그룹 측에서 △감자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감자를 위한 집중 실사가 필요한데, 실사 과정에서 노조가 저항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보고를 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쇼트 부회장은 '감자 과정에서의 문제점이나 합병이 이뤄지지 않으면 카드사가 도산할 수 있다는 위험성, 그리고 금감원의 압력을 고려하면 감자 없이 거래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낫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전에는 감자의 어려움을 인식하는 보고는 전혀 없었으며, 이같은 새로운 정보를 알게 돼 감자 없이 거래가로 주식을 매입하는 결의를 지지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카드 합병은 실패한 투자"=한편 그는 '결과적으로 외환카드를 외환은행에 합병한 것이 잘됐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론스타 입장에서 외환은행 투자는 성공적이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외환카드 합병에 리스크가 컸다"고 답했다.

이어 "결국 카드사에 들인 돈은 모두 잃어버린 돈이 됐다. 카드사를 합병하지 않았으면 좋았을뻔 했다"고 털어놨다.

재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돼 오전 중 변호인 신문이 끝났으며, 오후 2시부터 검찰의 반대 심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그레이켄 회장은 이날 감색 양복을 입고 법정에 나와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증언에 임했다. 증언 전에는 '위증이 있을 경우 처벌받겠다'는 취지의 선서를 했다.

증인심문을 위해서는 재판부와 변호인, 검찰 측에서 각각 1명씩의 통역이 나와 상호 오역을 견제했다.

이날 재판에는 수십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나와 그레이켄 회장의 발언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며, 법정 앞에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나와 론스타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출국정지 상태인 그레이켄 회장은 이날 증언을 마치고 내주 월요일께 검찰에 출석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의혹 및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해 각각 피의자,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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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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