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폭설 피해지역 대출한도 폐지

中 폭설 피해지역 대출한도 폐지

김유림 기자
2008.02.03 14:41

50년만에 내린 폭설이 중국 중앙은행을 이중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농작물 피해로 소비자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피해 복구를 위해 대출 규제를 대폭 풀어야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긴축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달 31일 폭설 피해 지역 은행들에게 농민 대출 규제를 완화하라고 주문했다. 중앙은행은 웹사이트를 통해 "가능한 빨리 조건을 충족하는 대출 희망자들에게 대출이 이뤄질수 있도록 시중은행들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메릴린치 팅 루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0월부터 계속된 중앙은행의 긴축 노력이 일부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멈췄다. 중앙은행의 가장 큰 정책 목표가 긴축에서 해당 지역의 정상적인 경제활동 지원으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춘절 이후 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것으로 당초 알려졌던 중앙은행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루 이코노미스트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큰폭 올랐을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를 올리기가 여의치 않아졌다"고 말했다.

폭설이 중국 경제의 엔진인 제조업 활동을 중단시켰다는 우려감 역시 긴축 완화를 암묵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실제, 폭설로 중국의 알루미늄 수요가 줄면서 국제 알루미늄 거래 가격은 지난주 하락세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인프라 확충 붐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기회를 통해 철도와 전력 시설의 현대화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제 상품 트레이더들은 이 때문에 중국의 원자재 수요는 계속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10일부터 시작된 폭설은 이달 2일까지 중국 32개 성 중 16개성을 강타해 75억달러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증시도 폭설 악재로 지난주말 4195.75까지 빠졌다.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무려 2000포인트를 토해낸 것이다.

하지만 물가는 물가 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급등 주범이었던 돼지고기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돈육 농가도 대거 폭설 피해를 입은 데다 유통 루트도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의 밍가오 션 이코노미스트는 "폭살 때문에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7.2% 까지 오를 것으로 보이며 상반기에는 5~6%대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중국 언론들은 최대 명절 춘절을 앞두고 고기와 채소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13억 중국인들이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폭설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력의 80%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지만 수송로가 마비돼 원료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메릴린치의 루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사태로 중국의 문제는 투자 과잉이 아니라 투자 부족임이 드러났다며 이 부분이 앞으로 중국 정부의 당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내 인프라의 상당부분이 노후돼 폭설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앞으로 인프라 확충 및 현대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이로 인해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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