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험 미국' 의료개혁 수술 준비

'무보험 미국' 의료개혁 수술 준비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7.23 04:38

오바마 TV연설, 대국민 설득...하원 내주 표결 전망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최대 국정과제 중의 하나인 의료보험 개혁 문제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취임 6개월간 높은 지지율을 보여온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 조기통과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22일(현지시간) 오후 9시 황금시간대에 TV 연설에 나선다. 하원은 다음주 개혁안을 표결에 부칠 전망이다.

◇ 오바마 TV 연설 통해 대국민 설득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의료보험 개혁안의 조기실시 필요성을 설명하고, 비용부담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매뉴엘 램 백악관 비서실장은 "취임 6개월을 맞아 그동안 경제회생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행정부가 기울인 노력과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연설의 핵심은 의료개혁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물론, '블루 독(Blue dog)'으로 불리는 민주당내 예산 보수주의 의원들은 '백만장자세' 또는 '로빈후드세'로 불리는 이 법안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채 국가 재정을 고갈시키고 중소기업과 부유층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공영보험 부담의 상당부분을 짊어지게 될 주정부 역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상당수 주지사들은 연방정부의 예산 지원 방안이 불분명한 가운데 개혁법이 실시될 경우 가뜩이나 재정적으로 궁지에 몰린 지자체들이 파산에 직면할 것이라며 집단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혁 법안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데다 세금부담에 대한 불안감으로 일반국민들의 지지도 역시 높지 않다. 지난 21일 유에스에이투데이가 실시한 조사 결과 의료보험 개혁법안에 대한 반대의견이 50%, 찬성은 44%에 머물렀다.

복잡한 문제의 핵심을 명료하게 제시, 대중을 설득하는 능력이 탁월한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TV 연설에 나서는 것도 이같은 '난국'을 직접 돌파하기 위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여름 휴가철 정회에 들어가는 다음달 이전에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무보험'미국인 최대 5천만명...경기침체로 갈수록 증가

민주당이 마련한 개혁안은 공영보험을 도입, 의료 보험 사각지대에 내몰린 빈곤층을 구제하고, 소비자들에게 민간 보험과 공영보험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3700만명에게 새로 의료보험 혜택을 제공, 의보 가입률을 97%로 높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기업은 임금지급규모 40만달러 이상 업체는 임금의 8%, 25만∼40만달러는 2∼6%의 벌과금을 부과하고 △합산소득 연 35만~50만 달러인 부부에게 1%의 부가세율 △소득 100만달러 이상 부부에게는 5.4%를 적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전체 가구의 1.3%, 납세자기준으로는 210만명의 조세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지난6월 현재 18세 전 국민 가운데 16%, 6명 가운데 1명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1월의 14.8%보다 1.2%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약 4500만-5000만명이 '무보험' 상태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오바마 정치력 중대 고비 '워털루 전쟁'...절충안 도출 가능성

정치 분석가들은 의료보험 개혁안 대결을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간의 '워털루 전투'에 비유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에게 결정적인 정치적 승리를 안겨주겠지만,

'초당적 협력'을 기치로 내걸어온 오바마 대통령이 반대를 무릅쓰고 법안통과를 밀어부쳤다가 실패할 경우 남은 임기중 국정수행에 커다란 부담이 생길수 밖에 없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중 의료 개혁법안을 표결에 부칠 방침임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지금까지 진전을 이룩한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대통령 뿐 아니라 의원들의 의사를 존중할수 있는 방식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길 원한다"고 밝혀 표결 이전에 절충안이 도출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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