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이후 월평균 262개 출시...6월이후 집중
-신규 공모펀드중 78%가 자투리펀드 후보
-전문가 "유사펀드 출시금지등 규제책 필요"
증시가 호전되자 자산운용업계가 또 다시 펀드를 대거 쏟아내고 있다. '일단 출시하고 보자'는 식의 펀드 양산으로 올 들어 업계 공동으로 추진했던 자투리펀드 청산작업이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자본시장법 시행이후 최근까지(지난 23일) 새롭게 출시된 펀드(운용펀드 기준)는 공모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 190개, 사모펀드 1908개 등 총 2098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월 평균 262개, 하루 11개(영업일 기준)가 넘는 신상품이 출시된 셈이다.
특히 신규 펀드는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돌파한 지난 6월부터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월평균 10개 정도에 불과했던 신규 공모펀드는 6월 30개, 7월 42개, 8월 33개로 대폭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이미 42개의 신규 공모펀드가 출시됐다. 이에 따라 6월이후 출시된 신규 공모펀드는 전체 78%를 차지했다. 신규 사모펀드 역시 전체 76%(1453개)가 6월이후 집중 출시됐다.
운용사별로는 하이자산운용이 19개로 가장 많은 신규 공모펀드를 내놓았고, 한국투신운용(17개), KTB자산운용(16개), 동양투신운용(14개), NH-CA자산운용(11개) 순으로 많았다.

최근 펀드시장 악화에도 불구하고 신상품이 쏟아지면서 자투리펀드 후보들도 대거 양산됐다. 실제 190개 신규 공모펀드중 자투리펀드에 해당하는 설정액 100억원 미만인 펀드는 약 75%인 142개에 달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펀드시장의 자금이탈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운용사들이 선택과 집중보다는 신상품 출시에만 열을 올리면서 자투리펀드가 늘어나고 있다"며 "아직 펀드가 출시된 지 1년도 채 안된 상태라 단정 짓기는 힘들지만 시장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자투리펀드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규 펀드는 대거 출시됐지만 장기투자문화 등 펀드시장의 질적 성장은 오히려 후퇴했다. 실제로 신규 공모펀드중 38%인 72개가 단기투자상품인 ELF(주가연계펀드)나 목표전환형펀드였고, 특히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절반가량이 녹색성장과 그룹주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한편 자본시장법 이후에도 운용업계의 펀드 양산이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자 감독당국 및 업계 일각에서는 펀드 출시를 제도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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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자산운용사 한 대표이사는 "대만의 경우 한 운용사가 1년에 4개 이상의 펀드를 출시하지 못 하도록 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며 "대만과 같은 극약 처방은 아니더라도 인허가를 강화하거나 기존과 같은 펀드를 출시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펀드 양산을 막을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애널리스트는 "자본시장법이후에도 펀드시장의 고질적 병폐인 '따라하기'나 '베끼기'는 여전하다"며 "펀드시장 선진화를 위해 이제는 운용사들이 상품성이 있으면서 대중화된 펀드에 운용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높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