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근본 없다" 조롱한 침착맨, '광고 모델' 됐다...금기 깬 이유

"롯데리아, 근본 없다" 조롱한 침착맨, '광고 모델' 됐다...금기 깬 이유

차현아 기자
2026.02.17 07:00

"맛없다"던 침착맨도 모델로… 롯데리아의 '역발상'
'아이돌'로 낡은 이미지 쇄신, '직원'으로 진정성 확보

/사진=롯데리아 공식 유튜브 '리아버거가게' 화면 갈무리
/사진=롯데리아 공식 유튜브 '리아버거가게' 화면 갈무리

최근 기업들의 유튜브 활용 전략이 제품을 노출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전형적인 홍보 틀을 넘어선 파격을 꾀하고 있다. 브랜드를 혹평했던 인물을 모델로 기용하거나 유명 연예인 대신 내부 직원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진정성'과 '재미'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GRS는 최근 자사 브랜드 롯데리아의 광고 모델로 유튜버 '침착맨'을 발탁해 흥행에 성공했다. 침착맨은 과거 개인 방송에서 롯데리아 제품을 "롯스럽다(맛이 비슷비슷하다는 비판)", "근본이 없다"며 조롱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다.

기업 입장에서 금기시될 수 있는 인물을 오히려 홍보의 얼굴로 내세운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조롱마저 콘텐츠로 포용하는 유연한 태도를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면서도 솔직함을 중시하는 Z세대의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일 롯데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인 '리아버거가게'에 공개된 영상은 침착맨이 제품을 신나게 조롱하는 모습과 이를 노려보는 롯데리아 법무팀 직원의 굳은 표정 간의 대비로 눈길을 끌었다. 실제 해당 영상은 271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이후 침착맨이 직접 롯데리아에 대해 컨설팅을 해주는 콘셉트의 영상, 침착맨이 롯데리아에서 알바를 하는 영상도 각각 98만회, 93만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롯데GRS 관계자는 "침착맨과 롯데리아 간의 '서사'를 알고 있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콘텐츠로 받아들여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의 유튜브 활용 공식 '세 가지'/그래픽=김지영
주요 기업들의 유튜브 활용 공식 '세 가지'/그래픽=김지영

소비자 접점이 적은 굴뚝 산업들도 유튜브와 아이돌 팬덤 문화를 통해 이미지 쇄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제지연합회는 걸그룹 있지(ITZY)의 멤버 유나와 함께 진행한 캠페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종이 제품만으로 하루를 사는 브이로그 형식의 이 영상은 쇼츠 조회수 69만회를 기록했다. 유나는 영상에서 "종이는 종이 제조를 위해 계획적으로 수확하는 조림지를 통해서만 만든다"며 종이 제조업이 나무를 베고 환경을 파괴한다는 편견을 바로잡는 데 주력했다. 자칫 딱딱하게 느낄 수 있는 친환경 메시지를 아이돌 팬덤 문화와 결합해 세련되게 풀어냈다는 반응이다.

유명인을 내세우지 않고 '진정성'으로 승부수를 던진 사례도 있다. 누적 조회수 2억회를 돌파한 동원그룹의 '동원TV'가 대표적이다. 개별 영상으로는 '동원그룹 2025 브랜드 캠페인' 영상이 3116만회를 기록했으며, 100만회를 넘긴 콘텐츠들도 다수다. 주력 콘텐츠인 '세필답사(세상의 필요에 답하는 사람들)'는 원초감별사, 식품 연구원, 포장 인쇄 장인 등 자사 임직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업(業)의 본질을 조명한다.

외부의 헌신적인 인물을 조명하는 '필요 충전소' 코너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24일 조명한 '명동밥집'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가난한 이들의 먹거리를 지원하는 무료 급식소다. 해당 영상은 명동밥집의 운영 현황에만 집중할 뿐, 동원그룹 관련 내용이나 유명인이 전혀 등장하지 않음에도 조회수 108만회를 넘어섰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조명해 '진정성'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그룹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와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기업 유튜브는 일방적인 정보 전달 매체가 아닌 브랜드에 대한 서사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기업의 정체성과 어떻게 유연하게 결합하느냐가 성공의 핵심 열쇠"라고 짚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차현아 기자

정보미디어과학부, 정치부를 거쳐 현재 산업2부에서 식품기업, 중소기업 등을 담당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현장에서, 경제와 정책,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순간을 기사로 포착하고자 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