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일벌백계 본보기 삼겠다는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 설명
이재명 대통령 "비인간적 막장행태" 분노... 신세계그룹 후속 대책 고심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일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해 사회적 논란을 빚은 책임을 물어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 대표를 전격 해임했다. 관련자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내릴 것을 지시했다.
신세계그룹은 18일 "오늘 발생한 부적절한 마케팅 진행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정현 대표를 즉시 해임한다"며 "정용진 회장은 특히 이번 사고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기념일에 일어난 것에 대해 격노하고, 그룹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징계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손정현 대표와 함께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 담당 임원도 책임을 물어 해임하고, 관련 임직원 모두에 대해서도 징계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은 이번 일을 보고받은 즉시 엄정하고 철저한 내부 조사를 지시하는 한편,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해 대표이사 해임이라는 초강수를 빼든 것"이라며 "앞으로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립하는 한편, 조직 내 올바른 역사의식 정립을 위한 노력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15일부터 '버디 위크 이벤트'의 일환으로 '단테·탱크·나수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행사에서는 '컬러 탱크 텀블러 세트', '탱크 듀오 세트' 등을 판매했고 앱(애플리케이션)과 온라인 홍보 문구에는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해당 표현들이 5·18민주화운동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탱크'란 표현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장갑차를 떠올리게 하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이 발표했던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발언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도 가세해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했다. 이에 스타벅스는 프로모션 행사를 중단하고 관련 이벤트 페이지와 SNS 게시물을 모두 삭제 조치했다. 이어 대표 명의로 공식 입장문을 내고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스타벅스가 꾸준한 이익을 내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4년간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한 손 대표를 사태 책임을 물어 당일 전격 경질한 것은 정 회장의 '대노설'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정 회장이 앞으로 회사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입힌 경우 실적과 무관하게 관련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그룹 전반에 강력한 '경고음'을 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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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 대표의 경질만으로는 이번 사태를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 문제에 대해 강력한 분노와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SNS에 5.18 '탱크데이 이벤트'와 관련한 글을 올려 "그 날 억울하게 죽어간 생명이 대체 몇이고 그로 인한 정의와 역사의 훼손이 얼마나 엄혹한데 무슨 억하심정으로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라며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런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행태에 분노한다"고 썼다.
이어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행정적, 법적, 정치적 책임이 주어져야 할 것"이라며 "5.18 유가족 피해자들에게 사과는 했습니까?"라고 덧붙였다.

신세계그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룹 계열사 직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선 "이건 진짜 선 넘었다", "젊으면 역사를 모르나. 부끄러운줄 알라"는 질책성 글이 올라왔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선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용진 회장이 스벅 대표 해임 외에도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세계그룹도 전략실을 중심으로 추가 대책을 고심 중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