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의 유명 사설 사육장에서 호랑이가 70대 조련사를 물어 중상을 입힌 뒤 탈출했다가 경찰에 사살됐다.
18일(현지 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독일 동부 라이프치히 인근 슈코이디츠의 한 민간 사육시설에서 호랑이가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이날 낮 12시50분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 시설에서 사육 중이던 잔도칸(Sandokan)이라는 이름의 호랑이 한 마리가 72세 남성을 물고 우리 밖으로 빠져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잔도칸은 올해 아홉 살로 몸무게가 약 280㎏으로 알려진다.
피해 남성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호랑이는 사육장 밖에서 약 30분 간 배회했다. 경찰은 탈출한 호랑이가 주민에게 추가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현장에서 사살했다. 당국은 호랑이가 어떻게 우리를 빠져나왔는지, 시설 관리상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가 난 시설은 독일에서 '호랑이 여왕'으로 알려진 맹수 조련사 카르멘 찬더가 운영하는 곳이다. 찬더는 과거 서커스 무대에서 호랑이 공연을 해온 인물로, 스스로를 '타이거 퀸'이라고 불러왔다. 이 사육장에는 호랑이 등 맹수 8마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다른 동물은 탈출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시설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드론 수색도 진행할 예정이다. 사고 당일 오후 수의사가 현장에 남아 있던 호랑이들을 확인했다.
독일 현지에선 이 사고로 남은 동물들의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다. 일부 주민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동물들이 적절한 환경에서 사육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물권 단체 페타 역시 개인이 위험한 야생동물을 사육하는 문제를 지적하며 더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앞서 찬더는 동물 사육 환경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2022년 이후 서커스 공연에 동물을 출연시키지 못했으며, 더 넓은 사육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해에는 허가를 받지 않고 20유로(한화 약 3만4000원)를 받아 동물을 관람시켜 준 혐의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 찬더는 당시 호랑이 먹이 등이 한 달에 4500유로(약 780만원) 가량이 들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찬더의 이름을 내건 웹사이트에는 호랑이 만지기 체험 행사와 여러 마리의 호랑이가 소개돼 있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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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로 독일에서는 민간 시설의 맹수 사육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동물권 단체들은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위험한 구조"라며 남은 호랑이들을 전문 보호시설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