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경찰이 수사 방기…피의자 혐의 축소 입건"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유족이 수사 담당 경찰을 법왜곡죄로 고소했다.
28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은마아파트 화재 사고로 숨진 여고생의 아버지 50대 김모씨는 이날 서울 수서경찰서 형사팀장 등 경찰 관계자를 법왜곡죄 및 직무유기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유족 측은 "이 사건 수사를 담당한 피고소인들은 '전기적 화재 원인은 불상'이라고 하면서도 화재 원인에 관한 수사를 방기했다"며 "'현장 감식을 마쳤으니 화재 현장을 치워도 된다'며 증거를 멸실되게 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이 사고가 발생한 자택 천장 안 전기선을 임의로 자르고 연결한 철거업자와 인테리어 업자를 '전기공사사업법 위반' 혐의로 축소 입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소방 당국은 화재조사 보고서에서 화재 원인이 '미상'이라면서도 공사업자의 부주의가 화재 전기적 요인으로 작동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주방 천장 안 전선은 안정성이 떨어지는 '쥐꼬리 접속' 형태로 연결돼 있었고 불연성 보호제조차 덮이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전기 공사 무자격자가 전선 공사에 참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쥐꼬리 접속은 두 전선의 피복을 벗겨 구리 가닥끼리 손으로 꼬아 붙인 뒤 절연 테이프만 감아 마감하는 방식이다.
김씨는 호소문을 통해 "공사업자들이 천장 안의 어느 전선을 잘라 어떤 식으로 연결했는지 화재 현장을 조사할 필요성이 있는데 화재 현장을 폐기 처리 해버려 더 이상 화재 현장 조사를 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장은 지난 6일 화재 원인에 대한 수사에서 '전기적 원인으로 화재라는 것은 단정할 수 없다'며 더 이상 화재 원인에 관한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은마아파트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김씨의 딸 1명이 숨지고 가족 2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딸은 당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전기공사업법·소방시설공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인테리어업자 2명과 전기 시공업자 1명을 수사하고 있다. 명시된 혐의 외에 추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