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체부 ‘차은택 관련 인사’ 지난 4월 이미 정리

[단독]문체부 ‘차은택 관련 인사’ 지난 4월 이미 정리

김고금평 기자
2016.11.01 16:45

박민권 차관, 차은택 단장 그만둔 4월부터 차씨 관련 인사들 '대폭 물갈이'…알고도 '쉬쉬'했나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

예산 수천억 원 규모의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을 총괄하는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에 지난해 4월 임명된 차은택씨가 올해 4월 단장직을 그만둘 때, 문화체육관광부도 이때부터 차씨 관련 인사를 대폭 물갈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씨가 단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차씨 관련 인사들이 여러 사업과 정책에 개입했다는 정황을 문체부가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그간 ‘쉬쉬’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체부 관계자는 내년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예산 1287억원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하던 사업을 중단할 수 없다”며 “지난 4월 차씨가 단장직을 그만두면서 (그와 관련된) 사람들도 모두 물갈이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그간 차씨가 이 사업을 쥐락펴락하는 중요 인물인지 몰랐다며 차씨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의 발언으로 문체부의 주요 사업과 정책에 차씨와 차씨 관련 인사가 개입했다는 정황을 문체부 공무원들이 이미 인지했을 것이라는 사실에 무게감이 쏠리고 있다.

이 관계자는 "문화창조융합벨트의 남은 과제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그간 소문으로 무성했던 차씨와 차씨 인사들을 지난 4월부터 모조리 배제했다"고 말했다.

4월은 차씨가 단장직에서 물러난 시기다. 앞서 2월엔 차씨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박민권 제1차관이 교체됐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그만둔 뒤(2014년 7월 이후)로 차씨가 문체부에서 전권을 휘두른다는 이야기가 들렸다”면서 “장·차관조차 결재하다 모르면 차씨에게 전화해 물어본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에서 만난 차은택(왼쪽) 감독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 두 사람은 제자와 스승 관계로도 알려졌다. /밀라노=김고금평
지난해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에서 만난 차은택(왼쪽) 감독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 두 사람은 제자와 스승 관계로도 알려졌다. /밀라노=김고금평

퇴임한 장관까지 듣고 있는 얘기를 문체부 현직 공무원들이 모를 리 없다는 설명인 셈. 문체부는 4월 이후 각종 사업에서 차씨 그림자 거두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공모를 위해 구성된 공모 선정위원회의 투명성을 위해 조금이라도 차씨와 관련된 인사라는 의심이 생기면 위원회 구성을 새로 짰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그런 루머들 때문에 사업이 흔들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차씨와 조금이라도 끈이 있다고 판단된 사람들은 모두 배제했다”며 “최대한 객관적으로 인사 풀을 구성해 투명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1일 내년 예산안 심사를 위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문체부 제1차관을 팀장으로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사업의 법령 위반이나 사익 도모가 있는지 전수 점검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 직원들 사이에서 이미 오랫동안 소문으로 알고 있던 내용, 차씨가 그만두면서 취한 인사조치들, 그리고 문체부의 뒤늦은 공식적 조치들이 서로 얽히고설킨 혼돈 양상으로 번지면서 ‘차은택 문제’를 푸는 실타래도 더 꼬이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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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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