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따로 잘까?"…각방은 부부관계의 종결일까

"우리, 따로 잘까?"…각방은 부부관계의 종결일까

이영민 기자
2017.01.25 05:48

[따끈따끈 새책] '각방 예찬'…차마 말하지 못했던 부부 침대에 관하여

"각방은 마치 상대를 저버리거나 사랑이 식은 것처럼 아주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죠. 함께 자야 한다는 이 신화는 어째서 이렇게 깨기 힘든건가요?"(p.97)

침대는 부부관계의 핵심이면서 부부관계를 구축해 가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모순적인 상징물이다. 이 모순은 사람이 애정과 개인적 안락을 동시에 바란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새책 '각방 예찬'은 '혼자'와 '함께' 사이에서 고민하는 150여 커플(부부)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30년 넘게 부부관계를 연구해 온 저자 장클로드 카우프만은 "더 잘 사랑하려면 떨어져서 자야 한다"고 말한다. "같이 자는 한 침대는 사랑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부 생활 초기에는 함께 자는 데서 오는 불편함을 자각하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좀 더 가까워져 한몸이 되기만을 바란다. 하지만 이런 시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머지않아 곧 '개인'이 다시 고개를 든다.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해 혼자 안락하게 있고 싶어지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갈등이 시작된다.

큰 갈등 요인 중 하나가 '잠'이다. 잠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코골이. 저자가 만난 많은 부부는 배우자를 다정다감하고 배려가 깊은 사람의 표본처럼 말하며 거의 완벽한 부부관계를 묘사했지만, 코 고는 소리가 별안간 정적을 뚫고 들려와 아름다운 밤의 조화를 깨뜨린다고 토로한다.

저자는 잠을 잘 자면서 부부관계도 잘 유지할 방법으로 각방 쓰기를 제안한다. 하지만 대부분 부부는 각방 쓸 엄두를 내지 못한다. 각방이 부부관계를 저버리는 일이라는 생각과 각방을 써 부부관계가 끝나 버리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 소개된 각방을 쓰는 부부들은 각방을 써도 부부간의 애정이 약해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도리어 각방을 쓰면 상대방에게 마음을 쓰지 못하게 하거나 기꺼이 시간을 내어 주지 못하게 하던 짜증 거리가 전부 제거되어 서로에 대한 감정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말한다.

각방 쓰기는 현재 노년기 부부들 사이에서 크게 증가하는 추세고,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도 점차 늘고 있다. 저자는 각방 쓰기가 그저 서로 잠을 좀 더 잘 자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이고, 부부로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나아가 당장 각방 쓰기를 시도하기 어려운 부부를 위해 침실은 같이 쓰되 침대는 따로 쓰거나, 함께 자는 날과 따로 자는 날을 정하는 등의 방법을 제시한다.

◇ 각방 예찬=장클로드 카우프만 지음. 이정은 옮김. 행성B잎새 펴냄. 252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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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기자

국제부에서 세계 소식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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