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알아야 정확해지는 역사전쟁…'쟁점 한국사'

쟁점 알아야 정확해지는 역사전쟁…'쟁점 한국사'

배성민, 구유나 기자
2017.03.04 05:06

[따끈따끈 새책]한명기 이기훈 박태균 교수 등 참여 '쟁점 한국사' 전근대·근대·현대편 3권 발간

‘인용이냐, 기각이냐’ 대통령 탄핵을 두고 사생결단식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는 것처럼 한국사에도 끊임없이 쟁점이 있어왔다. 멀게는 재야사학자가 주도한 환단고기류의 사서를 어떻게 볼 것이냐 등을 두고 이어진 고대사의 영역 논쟁과 국운을 바꾼 선택의 장본인으로 불린 연개소문과 김춘추(문무왕)의 이야기가 있다. 반면 현재 진행형인 국정화 사업과 주변국의 왜곡 등 교과서 문제도 있다.

국정교과서 논란 속 역사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과 새로운 해석이 담긴 ‘쟁점 한국사’가 출간됐다. 참여하고 있는 이들도 쟁쟁해 학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역사학자로 평가받는 한명기, 이기훈, 박태균 교수가 기획하고 각 시대와 분야를 대표하는 23명의 역사학자가 함께했다.

책에는 전쟁, 인물, 외교, 과거사, 민주화, 역사교과서 논란 등 다양한 주제를 각자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하나의 올바른 역사’가 아닌 24가지 다채로운 한국사를 만들어냈다는게 엮은이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사료적 한계를 지닌 전근대편은 중립적 시각으로 현재적 의미를 명확하게 짚어낸다고 평가받는 한명기 교수가, 민족주의와 식민사관이 맞붙는 근대편은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는데 주저하지 않는 이기훈 교수, 역사전쟁의 장으로도 불리는 현대편은 학문적 엄정함과 대중적 글쓰기를 겸한다고 평가받는 박태균 교수가 맡았다.

학계의 쟁점이 갈린 사안에 대해서는 경과와 새로운 사실, 시각을 함께 덧붙이고 녹여냈다. 국정 역사교과서의 1948년 대한민국 수립과 관련해 건국절 논란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박찬승 교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둘러싼 오해와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 교수는 임시정부의 의의에 대해 1919년 10월에 민족대표 30인이 참여한 선언서 내용을 인용하며 “당시 ‘우리 민족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었다고 선언하며 일본이 아직 무력으로 국토를 점령하고 있지만 민족을 통치하는 것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라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는 이전의 새로운 사실도 다수 언급됐다. 해방과 1948년 이후 신생 독립정부에서 교과서 검정제도가 시행됐을 때 최초의 역사교과서 베스트셀러 저자는 친일논쟁에서 자유롭지 않은 최남선이었다는 것. 친일파의 교과서로 배울 수 없다는 여론이 확산되며 결국 문교부의 그가 집필한 교과서를 회수하고 검정을 취소했다는 부분도 있다.

1972년 유신이 선포되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의가 시작되고 ‘역사교육이 너무 부족해 더 강화애햐 한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도 2015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발표하면서 내세운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게 해당 챕터 집필자인 이신철 교수의 분석이다.

전두환 집권기인 5공화국 당시에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민족주의를 강조하며 소위 재야학자들이 우리 역사의 근원을 훨씬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며 결국 교과서에 이들의 주장이 반영되는 과정에서 적지 않는 논란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저자들은 서문을 통해서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역사가 과거 냉전시기 독재체제 하에서 감추어지고 왜곡되었던 많은 사실들을 다시 밝혀내고 있는데 그러한 사실들을 다시 감추려 하다보니 학문적 논쟁으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진단도 내놓았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서 겪었던 역사논쟁 대신 한국이 역사전쟁을 하고 있는 이유가 된다는 설명이다.

역사학계의 원로인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쟁점을 발굴하고 논쟁하는 과정을 통해 역사는 더 정확하게 밝혀지고 인식된다”며 “책을 통해 최근의 역사논쟁과 역사학의 학문추세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쟁점 한국사(전 3권)=한명기 이기훈 박태균 등 지음. 창비 펴냄. 252(전근대편)·280(근대편)·288쪽(현대편)/각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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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민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배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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