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다윈의 핀치'

러시아의 유전학자 테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키는 "진화의 관점을 제외하면 생물학에서 의미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생물학에서 진화론의 위상은 높아 현대 생물학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 진화론을 교과서에서 배운 시민들에게도 진화론은 '상식'에 속한다.
하지만 진화의 과정은 짧게는 수백 만년에서 수 억년에 걸쳐 진행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직접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 책의 저자는 40년간 핀치새를 연구하며 이 같은 통념을 깨고 진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생물들의 급격한 종 분화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세밀한 연구 기록과 40년에 이르는 기나긴 시간을 기록한 책이 자칫 난해할 수 있지만 저자가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진화의 흥미로운 세계에 매료된다. "종은 왜 그토록 다양하고 많을까?", "새로운 종의 이주는 기존에 거주하던 종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종교배의 원인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은 과학에 관심이 없던 독자마저도 흥미를 갖게 만든다.
이종교배에 대해 수많은 생물학자들이 가장 가치 있는 동물 연구로 꼽는 찰스 다윈의 핀치새 연구를 한 권에 집약한 이 책은 잡종화, 자연선택, 종분화 등 온갖 이론이 실제 사례를 통해 펼쳐지는, 단 한 줄도 쉽게 넘길 수 없는 밀도가 높은 책이다. 하지만 이 책 한 권을 통해 현대 생물학의 정수(精髓)인 진화론을 이해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값어치가 있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다윈의 핀치=피터 그랜트·로즈메리 그랜트 지음. 다른세상 펴냄. 380쪽/각 1만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