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15년간 딸에게 밥상 차려준 아빠 "같이 먹는 음식, 훗날 아이 지켜줄 기억이죠"

가족의 또 다른 말 '식구(食口)'는 한집에서 함께 밥을 먹는다는 의미다. 식탁에 둘러앉아 같이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서로를 끈끈하고 친밀하게 연결해준다. 자녀와 다투고도 "밥 먹어"라는 말은 꼭 하는 부모, 못 이기는 척 방에서 나와 밥상 앞에 앉으면 이내 배시시 웃음이 나고 마는 풍경들…. 부모 곁을 떠나 독립해 살 때,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할 때, 어린 시절 어머니가 차려주시던 밥상은 늘 그립고 정겨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15년간 딸을 위해 밥상을 차려온 아빠가 있다. 그는 딸이 태어나 사춘기 소녀로 자라기까지 어떻게 하면 까다로운 아이의 입맛에 맞는 밥상을 차려줄 수 있을까, 좋은 음식을 잘 먹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시도했다. 아이에게 만들어주는 즐거운 밥상의 기억은 훗날 아이가 혼자 서게 될 날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줄 것이라 믿기 때문.
이 책에는 그러한 아빠의 마음이 듬뿍 담겨있다. 15년간 딸에게 해 준 53종의 음식, 각각의 음식을 만들어줄 때 생긴 에피소드, 딸에게 전하고픈 아빠의 메시지가 함께 있다. '살쪄도 네가 맛있다면-치즈고구마' '네 입에 생선살 넣어주는 재미-반건 생선' '실수하는 아빠를 보며 큰다는 것-초콜릿 브라우니' '싫은 것도 때로는 도움이 된다-호랑이 콩밥' 등 소제목만 봐도 그간의 기억에 담긴 아빠의 애정과 배려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저자가 딸에게 해 준 음식은 화려하거나 거창하지 않지만 믿음이 간다. 그가 식품MD로 일하며 셰프들에게 신선한 재료를 엄선해 주기로 유명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년간 좋은 식재료를 연구하면서 '내 식구 입에 넣을 수 있는 음식을 소비자에게 팔아야 한다'는 직업적 철학을 고집한다는 점이 믿음을 더한다.
◇ 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김진영 지음. 인플루엔셜 펴냄. 308쪽/1만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