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우리 경제가 지금과 같은 성과를 누리는데 있어 무역이 한 역할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지난 40여 년간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끈 것도 수출이었고 지난 해 극심한 불황에 우리 경제를 지탱시켜 준 것도 수출이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수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또 우리 국민이 향상된 생활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재화를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원유와 원자재 그리고 투자재의 수입이 이루어졌다.
이제 수출과 수입 모두 우리가 숨쉬는 공기만큼이나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우리에게 공기가 얼마나 중요한가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 질이 악화하기 전에는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듯이 대외 교역의 중요성도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망각하고 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하루, 한 달, 그리고 한 해라도 외국과의 교역을 중단한 채 우리 경제가 자생하는 경우를 상상하여 본다면 그 결과는 참으로 끔찍하다. 우리의 경제생활이 북한의 그것보다 나은 것은,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우리 경제는 끊임없이 개방을 추구하였고 북한은 그 반대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은 너무나 당연한 일의 수순이다. 그러나 요즈음 특히 주말의 길거리를 보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집단의 시위가 자주 목격된다. 그만큼 많은 이해집단이 미국과의 협정에 따라 운명이 좌우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시위를 통해서 이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한 마디로 자기들이 속한 집단의 보호이다. 농업부문이 그렇고 또 여러 서비스 부문이 그렇다. 이들의 주장은 일면 정당한 측면이 있으나 협상이란 상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는 점에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면 자유무역협정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승자에게 모든 것을 몰아주기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 그리고 이는 우리 경제의 구조와 체질을 승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미국과 우리 경제가 서로 관세를 포함한 모든 무역 규제를 완전히 철폐한다면 미국과 우리 경제 모두에 있어 상대방에게 경쟁력이 있는 부문만 살아남게 될 것이다. 살아남는 산업과 기업의 생산성과 이윤은 증가하고 경쟁에서 탈락하는 산업과 기업은 그 규모가 축소되거나 퇴출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은 우리 국민 모두가 승자의 집단으로 이동하는 하나의 징검다리일 뿐 그보다 큰 충격이 앞으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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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려면 이와 같은 구조조정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은 산업별 생산성을 보면 곧 알 수 있다. 우리의 산업을 농업, 서비스업 그리고 광공업으로 나눌 때 현재 농업의 생산성은 우리 경제 전체 평균생산성의 50%에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서비스업의 생산성은 전체 평균의 90% 정도이고 광공업의 생산성은 전체 평균의 150% 정도가 된다.
다시 말해 생산성의 측면에서 볼 때 농업과 서비스업부문의 후진성은 우리 경제의 큰 과제이며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이들 부문이 개방이 되었을 때 받게 될 충격은 상상할 만하다. 거리 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절박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포기하여야만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은 보다 큰 틀에서 우리가 우리의 경제적인 미래에 대하여 무엇을 추구하느냐에 달려 있다. 선진국이란 한 마디로 생산성이 앞서는 나라들이다.
따라서 우리가 선진 한국을 목표로 한다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포함하여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도모의 결과는 100여 년 전 일본과 우리 나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당시의 선택이 아직까지도 우리의 경제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생산성이 높은 산업은 규제하고 낮은 산업은 보조하는 방식은 현재와 같이 국제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는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없는 제도이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관한 협상은 어느 단계에서든 그만 둘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개방화의 문제는 미국하고만 관련된 문제가 아니며 결국 우리 경제는 우리가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지속적으로 보다 더 개방될 수밖에 없다.
개방화의 고통은 우리경제의 성장통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그 길밖에 없다는데 어려움이 있다. 역사는 우리가 나서서 미리 개방화를 추진하면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와 함께 비용의 절감이 있지만 뒤로 밀려 강제적으로 개방하면 선택은 고사하고 엄청난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얼마 전에 겪은 외환위기는 바로 그와 같은 교훈에 지나지 않으며 얼마나 큰 비용을 지불하였는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 모두 대승적인 관점으로 미래를 바라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