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장기 인구추이와 주택시장

[시평]장기 인구추이와 주택시장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2006.08.2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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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주택가격 변동에 대해 어떤 예측을 할 수 있는가를 정리해 볼 기회가 최근에 있었다. 우선 과거 추이를 보면 장기간의 평균적 주택가격 상승율은 놀라울 정도로 낮다. 1987년부터 현재까지의 기간에 대해 매분기마다 전년 동기비 주택가격 상승율을 구하고 이를 평균하면, 전국 주택가격은 평균 3.89%, 서울 주택가격은 4.4% 씩 올랐는데, 이는 물가상승률 4.82%나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 6.46%보다 낮다.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은 2~3년의 급등과 6~7년의 안정을 보이는 소위 계단식 상승 패턴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가격급등 경험이 강렬하게 남아 있지만, 이는 선별적인 기억일 뿐 일반적인 사실이 아니다.

단기적인 주택가격 변동은 특별히 경기가 좋다거나, 유동성이 많이 풀렸다거나, 경제위기의 여파로 과도하게 떨어졌던 가격이 회복한다거나 하는 거시적 여건과 연관되어 있다. 이에 비해 장기 가격추이는 인구구조, 잠재성장율, 주택공급 구조의 변화 등 긴 호흡의 변수들과 연관되어 있다.

 

주택과 관련하여 인구학적인 변화에서 첫째로 주목할 현상은 고령화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7%를 넘어서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태이며, 2019년 고령사회(노인인구비중 14%), 2026년 초고령 사회(노인인구비중 20%)가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건국대학교 정의철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2020년까지 두드러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0대 이하 인구가 감소하겠지만 이들은 주된 주택수요 계층이 아니며, 오히려 주된 수요 계층인 40~60대 인구의 증가에 따라 주택수요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결론이다. 물론 편의와 안전을 고려한 노인주택의 본격적 공급을 위한 정책적, 산업적 대응노력이 필요하고, 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들에게 기회를 새로운 제공하겠지만, 고령화가 전체 주택수요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작다.

 

두번째로, 지역간 인구이동 추이를 보면 서울의 인구가 이미 90년대부터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입률도 과거에 비해서는 줄어들고 있다. 90년대 10년간 경기도의 인구는 48.6%늘었지만 서울의 인구는 5% 줄었다.

2010년 이후 10년간에도 서울 인구가 지속적으로 주는 한편 경기도 인구도 12.7%밖에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이후에는 전국 인구가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가고, 경기도 인구도 10년간 불과 6% 성장할 전망이다. 결국 과거와 같은 대규모 인구이동 때문에 주택가격이 빠르게 오르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주거환경이나 개별 주택의 사양에 점진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지만, 총량적인 주택수요 증가는 과거에 비해 작을 것을 이러한 인구추세가 암시하고 있다. 주택 공급측면에 특별한 애로가 없는 한 향후 20년간의 주택가격 상승율은 과거 20년 보다 낮다고 전망하는데 무리가 없다. 따라서 전국기준으로 연평균 3~3.5% 정도가 장기 주택가격 상승율의 적절한 예측치로 보이는데, 이는 물가상승율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주택을 사서 투자수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첫째로 3~3.5%는 전국 평균의 예측치인데, 공급 애로가 크거나 수요가 몰리는 지역 또는 주택 유형의 경우는 얼마든지 평균치로 부터 벗어날 수 있다. 소위 범 강남권의 주거환경을 갖춘 주택공급이 5년 이내에 얼마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로, “특별한 공급애로가 없다”는 조건이 맞지 않을 수 있다. 90년대 말의 난개발 논란이후 강화된 국토이용 법령 때문에 민간의 토지개발이 실질적으로 봉쇄된 상황이며, 이는 “특별한 공급애로”가 될 우려가 크다. 결국 전체적인 안정기조 속에 지역적 차별화의 심화라는 현상이 향후 주택시장 추이를 특징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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