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병 회장 '초강수' 카드.. 물러나는 '농협 1세대'
농협이 '인적쇄신'을 통해 내부개혁의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정부가 올 하반기 농협법 개정을 통해 고강도 개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자 앞서 경영진 일괄사퇴라는 '초강수'를 미리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물러나는 '농협 1세대'=이번에 일괄 사의를 표명한 이들 대부분은 농협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중앙회내 서열 2위라고 할 수 있는 박석휘 전무는 69년 농협중앙회 부산시지회 서기로 시작한 정통 '농협맨'이다. 2003년에는 농업경제 대표를 지냈고 2005년 농민신문사 사장을 잠시 맡다 지난해 중앙회 2인자로 컴백했다.
정용근 신용대표 역시 71년 중앙회에 입사했고 지난해 연임에 성공할 정도로 농협 내에서 신임이 대단하다. 김경진 농업경제대표도 69년 고흥군 조합에 입사한 뒤 고흥군 지부장 등을 거쳐 2000년 조합감사위원회 사무처 부장으로 중앙회에 들어온 뒤 중앙회 상무를 거쳐 지난해 경제대표로 선출됐다.
정공식 조합감사위원장은 88년 기획조정과 기획역을 시작으로 경영기획실장과 중앙회 서울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하다 2006년 조감위원장에 선출됐다. 이들의 일괄 사의가 수용되면 사실상 '농협 1세대 시대'가 막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최원병식' 개혁 탄력받나=최원병 회장이 취임한 지 6개월여 지났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다. 최 회장은 잇단 비위사건으로 추락한 농협의 위상을 과감한 개혁으로 되찾겠다고 공약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농협개혁위원회를 출범했다. 성진근 한국농업경영포럼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한 개혁위는 농협의 신용·경제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쇄신방안을 제시하는 등 조직 전반에 '매스'를 댈 예정이다.
최 회장이 이번에 경영진을 새로 꾸린 후 개혁위의 쇄신책이 나오면 농협 개혁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경영진은 최 회장이 추천한 인사들이 아니어서 개혁에 유·무형의 어려운 점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적쇄신이 최 회장 개혁작업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후임 누가 될까=새 경영진의 면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사의를 표명한 인사 대부분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후임으로 내부는 물론 외부인사도 거명된다.
독자들의 PICK!
특히 농협 신용부문 대표에는 최근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 차관이 영입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와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전직 재경부 차관이 '농협은행장' 격인 신용대표를 맡는 예가 없다는 이유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하지만 김 전차관이 대표적 금융관료로 추진력이 뛰어난 개혁작업에 적임자라는 기대도 나온다.
한 금융계 인사는 "최 회장과 김 전차관이 잘 아는 사이로 최 회장이 어렵게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협 신용부문이 시중은행에 비해 결코 의미가 적지않아 김 전차관 기용설이 무리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