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입장 충분히 반영
-제재 방침 확고…과징금 규모 변함 없을 듯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던 액화석유가스(LPG)업체에 대한 경쟁당국의 제재가 미뤄진 것은 업계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보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경쟁당국의 제재 방침 의지가 강한 만큼 제재 결정이 연기되더라도 과징금 규모가 줄어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제재 결정 연기…왜?=공정거래위원회 심의는 대부분 1회로 종결되나 사실관계가 복잡하거나 쟁점이 많은 사건 등은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속개가 가능하다. 예컨대 2005년 마이크로소프트(MS) 사건 심사 때에는 7회에 걸쳐 심의를 속개했다.
12일 열린 LPG 업체의 담합 심의과정에서는 담합 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공정위는 자진신고자가 있는 만큼 담합 입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는 가격 결정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공정위로서는 의견을 들어줄 필요가 생겼다. 특히 업계가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만큼 의견 개진 시간을 충분히 준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의견진술이 업체당 1시간 이상 지속되면서 물리적으로 하루만에 제재수위를 결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며 "위원장의 직권으로 심의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제재 수위 낮아지나=공정위는 LPG업체가 6년간의 오랜 담합으로 관련 매출액만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판단하고 1조원 이상의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었다.
심의가 연기되면서 과징금 규모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제재 수위에는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제재 방침이 워낙 확고하기 때문이다.
정호열 공정위원장은 지난 6일 클린리더스클럽 강연에서 "앞으로 카르텔(담합)법을 강력하게 집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LPG 가격담합 관련해 "주거비, 교통비 등의 인상을 유발해 서민부담을 가중시킨 점을 감안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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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제재수위가 낮아지면 공정위의 입지가 약해질 것이기 때문에 과징금을 축소하기는 힘들 것이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원회의에서 과징금 규모가 결정되지만 사상 최대 과징금 규모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