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복지 선진국 첫걸음 '사회복지통합관리망'

[기고]복지 선진국 첫걸음 '사회복지통합관리망'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2010.01.29 09:30

복지와 고용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로 그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고 사회안전망에 대한 국가의 투자 수준과 사회적 참여가 높다. 한국에서도 점차 이러한 징표가 나타나고 있다. 2010년도 예산안을 보면, 복지 분야(노동, 주택, 보훈, 여성 포함)의 예산규모는 2010년 81조원(예산 24조9000억원, 기금 56조1000억원)으로 2009년 본예산 보다 8.6% 증가했다.

예산 증가율이 정부 전체 총지출 증가율(2.5%)보다 3배 이상 높을 뿐 아니라 정부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고수준(27.8%)이다. 이처럼 복지재정이 늘어나면서 복지재정이 정책 취지에 따라 국민에게 누수 없이 전달되는지가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얼마나 효율적인 구조와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행정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가가 그것이다. 그동안 복지부문의 재정과 제도가 급격히 확대됐지만 이를 집행할 전달체계인 인력과 시스템은 지체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복지의 수요나 제도 환경의 변화에 적합한 운영체계를 갖추는 일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지난 2년간 정부는 이에 주목해 '사회복지통합관리망' 구축을 준비해왔다. 각종 복지제도의 집행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업무지원 및 정보시스템을 '행복e음'이라는 이름으로 개편했다.

이 시스템은 국민들이 신청하고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복지제도와 관련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도록 설계됐다. 담당공무원이 불필요한 행정업무에 쏟는 시간을 줄여 보다 시급하고 필요한 서비스에 집중토록 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1월 초 개통된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은 현재 운영 초기단계에 있어 실제 사용자인 공무원의 적응과 시스템 안정에 일정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시스템이 일단 정착되면 전달체계를 효율화할 여러 측면의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무엇보다 그간 논란이 됐던 복지급여의 부적정 수급이나 급여 횡령을 포함한 관리운영상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 자료 정비과정에서 4만여명의 부적정 수급자가 확인됐고 그간 논란이 됐던 급여 횡령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도록 시스템 설계가 이뤄졌다.

선진국에서도 이 같은 부적정 수급을 모니터링 하기 위한 별도의 관리체계가 운영될 정도다.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은 복지급여 제도 운영의 기반으로서, 복지재정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도록 할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사회복지제도를 이용하는 국민이 좀 더 편리하게,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서비스가 다양해지며 100가지 넘게 마련됐 대상자도 늘어나며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업무가 증가하며 과다한 행정력이 소요된다.

특히 복지사업마다 대상자 선정을 위한 소득.재산 조사를 개별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 부담으로 정작 정부의 지원과 보호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돌아볼 겨를이 없었던 것이 여전한 현실이다. 사회복지통합관리망 운영과 함께 통합적인 조사행정을 위한 제도 개선을 통해 조사의 부담을 줄이고 대상자 선정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의 구축은 선진화된 정보기술(IT) 환경을 기반으로, 그동안 누적된 정책집행상의 문제를 해소하고 공공서비스 향상을 가능하게 할 출발점이다.

지금까지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담당할 인력들이 과다한 문서행정, 조사에 치중하느라 찾아가는 서비스도, 복지수요자에 대한 보살핌도 어려운 여건이었다. 시스템이 정착되고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하고 보완되어야 하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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