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저항 감안 신중한 접근 필요" "재정건전하게 만드는 게 더 우선"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축사에서 통일세 신설을 언급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취지에는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 시기나 방법 등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통일세는 과거에 수차례 민간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던 것을 대통령이 정치적 차원에서 큰 방향을 거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문제를 재정건전성 악화와 같은 차원에서 논의할 성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큰 틀에서 통일비용을 준비해야 하는 당위성에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언제, 어떻게, 어느 정도로 통일세를 실행에 옮겨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다듬어 가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도건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조세를 신설할 경우 국민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있기 때문에 통일세는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하다"며 "그 바탕 위에서 충분한 의견을 수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사용용도가 특정되는 목적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통일이라는 특수한 사정 때문에 나온 것이지만 조세 저항 등을 감안해 중장기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 수석연구원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남북협력기금의 사용이나 인도적 지원 우선 등의 주장에 대해 "남북협력기금은 규모가 작고 인도적인 지원을 하는 것도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며 "독일이 통일과정에서 비용부담이 컸던 점을 감안해 장기적 관점에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은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은 맞지만 통일이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 자금을 사전에 조달한다는 건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 같다"며 "통일세를 지금 걷는 것에는 반대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 교수는 "통일세라는 명목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하건, 통일이후에 하건 마찬가지"라며 "중요한 것은 통일세란 세금을 만드는 게 아니라 국가 재정 자체를 건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세 신설은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일 뿐 재정을 위해 꼭 그 같은 세목이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미리 거둬서 관리하기보다는 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하다가 필요한 때에 조달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