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시작하는 기부릴레이, 동참하실래요?"

"쉽게 시작하는 기부릴레이, 동참하실래요?"

황국상 기자
2010.08.16 11:20

[기부는 특권이다]<3>행복만드는 기부릴레이는 계속된다

서울 충무로역 8번 출구로 나와 골목길로 5분만 걸어가면 '충무로 이모네 곱창집'이 나온다. 2007년 모 방송국의 맛 대결 프로그램에 나와 요리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던 김옥연 씨(55·여)가 이 집의 사장이다.

점심 때는 양은솥밥이, 저녁 때는 소곱창 구이와 돼지곱창을 맵게 버무려 볶은 불곱창이 인기메뉴다. 지금은 어엿한 내 가게를 가진 사장님이지만 김 씨는 10년 전을 되돌아보면 "내 삶은 선택받은 삶"이라며 고마워한다.

오랜 기간 병상에서 앓던 남편과 사별한 게 2001년, 당시 김 씨에게 남은 것은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두 딸과 남편 간호로 지게 된 빚 뿐이었다. 생계유지를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김 씨에게 돌아온 일은 간병인, 산모도우미 등 일은 고되지만 수입은 적은 일들 뿐이었다.

곱창가게를 내기로 하고 수십 곳을 전전한 끝에 그가 찾은 곳은 사회연대은행이었다. 이 곳에서 김 씨는 신한금융지주와 삼성생명이 조성한 마이크로크레디트(소액신용대출) 자금 1500만원을 지원받았고 이 돈을 기반으로 지금의 가게를 낼 수 있었다.

김 씨는 이제 사회연대은행의 정기소액기부자로 등록돼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지난 2007년 요리대결에서 우승한 후 가계 매출이 확 늘었을 때 100만원을 들고 사회연대은행을 찾았다. 그는 올 4월에도 어려운 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또 100만원을 사회연대은행에 기탁했다.

김 씨는 "내가 성공해서 남들을 위해 기부하겠노라고 선언한 데 대해 일본에서 유학하고 있는 큰 딸과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는 작은 딸도 적극 응원해주고 있다"며 "도움을 받은 이들도 이만큼 열심히 살고 성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일원동에서 '행복을 파는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이준용 씨(48·남)도 자신만의 기부릴레이 운동을 펼치고 있다. 2005년 실직한 후 막노동을 전전하던 그는 지난 2008년 서울 강남구청의 마이크로크레디트 자금 5000만원을 받아 같은해 12월 지금의 가게를 열었다.

이 씨는 올해 초 눈이 많이 왔을 당시 가게 문을 닫고 귀가하는 길에 아내에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들이 많으니 정기적으로 기부를 해보자"고 권했다. 아내도 적극 동의했다. 이렇게 시작한 게 바로 '첫 열매 나눔운동'이다.

매일 첫 손님이 치른 과일값을 따로 떼어 내 모아 다음달 사회연대은행에 기부하기로 한 것. 그렇게 이 씨는 지금까지 7개월 연속으로 매달 26만~31만원씩을 기부했다.

그는 "아직 대출금을 갚으려면 3년 이상 남았지만 내가 어렵다는 것만 생각하면 죽을 때까지 기부를 하지 못할 것만 같아서 시작했다"며 "소득이 적은 이들도 손쉽게 기부를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기부릴레이는 매년 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2005년 2147억원이었던 개인·기업의 기부액은 지난해 3318억원으로 54.5% 늘었다. 올 1~7월 모금액은 1381억원이지만 하반기에 더 많은 기부액이 모일 것으로 공동모금회는 추산하고 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1억원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정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멤버는 총 35명인데 올해에만 20명이 늘었다"며 "기부자 수와 기부액이 매년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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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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