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민연금,증시 안전판 역할 계속될까

[기자수첩]국민연금,증시 안전판 역할 계속될까

김경환 기자
2011.12.28 17:32

정부가 기업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끌어올리는 방안이 국민연금 재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궁금해 관련 취재를 해봤다. 당초 기대한 답은 "노후 준비 기간이 늘었으니 국민연금의 부담이 더 줄지 않을까"였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뜻밖이었다. "만약 정부 안대로 기업이 정년을 연장한다면 국민연금 재정에 오히려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연금을 내지 않고 대기해야 할 이들이 정년연장에 따라 5년 간 국민연금을 납부하면 결국 추가 부담금 이상으로 연금을 더 받게 돼 재정 위협이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국민연금 재정은 연금수급개시 연령을 단계적으로 65세로 늦추고 소득대체율(퇴직 전 평균소득대비 연금액 비율)을 40%로 낮추기로 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납부액이 월 소득의 9%로 소득대체율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의학기술 발달로 기대수명이 늘면서 국민연금 재정의 고갈 시기는 더 앞당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와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이고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떠맡으면서 최근엔 새로운 위기도 잉태하고 있다. 현 재정추계 상으로 국민연금은 2044년에 적자로 돌아서 2060년엔 기금이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이 지금은 국내 주식·채권을 매입하면서 시장을 떠받치는 버팀목 역할을 할 지 몰라도 연금이 적자로 돌아서는 2044년부터는 대대적인 주식과 채권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2044년이 도래하면 경제 위기가 터져 증시가 급락하더라도 국민연금은 매년 일정부분 주식과 채권을 매각해야 한다. 결국 연금이 지금과는 정반대로 증시의 '악몽'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연금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허용을 검토하는 등 오히려 국민연금의 증시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2044년이 아직은 먼 미래라는 인식과 함께 나중에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중장기적인 연금구조개선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결국 국민연금은 소중한 국민들의 노후자산을 보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제에 큰 짐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 대의 납부액을 높여서라도 안전성을 키우고 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을 높여 국내시장 교란 요인을 줄이는 등 개혁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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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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