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법' 허태열, 여야 지도부가 밀어붙였다

'저축은행법' 허태열, 여야 지도부가 밀어붙였다

김경환 기자
2012.02.10 20:06

시장경제 흔드는 저축은행법 통과 앞장선 여야 의원에 비판 쏟아져

정치권이 4·11 총선을 앞두고 시장경제를 뿌리 채 흔드는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법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지역구 표심을 얻기 위해 법안 통과를 주도한 허태열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새누리당)과 당을 대신해 총대를 메고 나선 우제창 민주통합당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새누리당 허태열 의원
↑ 새누리당 허태열 의원

정무위는 지난 9일 전체회의를 열고 '저축은행 피해자지원 특별법'을 의결했다. 이 법안은 2008년 9월 이후 영업 정지된 18개 저축은행의 5000만 원 이상 예금과 후순위채권 보유자에게 피해액의 55% 가량을 보전해주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별법은 5000만 원 이하 예금만 보호한다는 현행 예금자보호법에 명백히 위반되는데다 3년 전 피해까지 보상하도록 해 소급입법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앞으로 산적한 저축은행 부실 해소 등에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됐다.

↑우제창 의원
↑우제창 의원

이 법안은 허 위원장 주도로 추진됐다. 부산 북-강서을이 지역구인 허 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에 부산저축은행 피해자가 몰려있는데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지자 다급한 나머지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저축은행 국정조사특위 간사를 맡았던 우제창 의원은 "여야 지도부가 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등 법통과에 앞장섰다. 지역구(경기도 용인시 을)나 경제통(서울대 경제학과, 런던 정경대 경제학 석사)이라는 평판을 고려하면 그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 국회 안팎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부산에서 바람을 일으키려는 민주통합당을 위해 총대를 멘 것으로 보고 있다.

법 근간을 흔드는 특별법이 통과되자 후폭풍이 거세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당국은 이 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결사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등 5개 금융협회도 성명을 통해 "예금자보호제도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특별법은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이 5000만 원~1억 원의 예금을 갖고 있는데 그 정도면 서민이 아니라 중산층"이라며 "이들의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밝혔던 이성남 의원은 "특별법은 형평성과 자기책임 원칙에 위배 된다"면서 "이 법이 앞으로 대한민국 금융시장에 나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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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기자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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