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 변화 정책에 반영..공동체 회복 동반돼야
1인가구로 가족 형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응은 미흡한 실정이다. 정치권도 주택복지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현상문제 해결에 급급할 뿐 1인가구로의 사회·인구구조적 변화에 부합하는 미래형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
◇新가족 정책 내건 선진국=미국, 일본 등은 이미 1인가구 변화를 넘어서 '신(新)가족 맞춤 정책'을 펼쳐 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역시 4인가구 중심으로 짜여진 기존의 각종 정책 인프라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본은 26년 전 4인가구에서 탈피, 3인가구 체제로 최저생계비 복지 정책을 손봤다. 고령화와 만혼, 이혼 등으로 1인가구가 급증하자 일찌감치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일본은 지금은 우리나라보다 1인 가구 증가율이 떨어지지만 이미 1인가구 비율이 40%(한국 24%)를 넘어선 상황이다.
일본은 가구 구성원수 감소에 따른 소형임대주택 중요성도 일찌감치 인지했다. 지자체별 소형임대주택 건축기준을 통해 거주자 특성에 맞는 환경과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이웃간 마찰 등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 주거지원이 필요한 노인 가구에 대해선 고령자형 지역우량임대주택제도를 통해 시설개선 비용 및 임대료 등을 보조하고 있다.
미국은 10년여 전부터 1인과 2인 중심의 소비패턴, 구입 품목 등을 고려해 최저생계비를 산출하고 있다. 1인가구 주거안정 대책으론 SRO(Single Room Occupancy)를 제안했다. SRO는 모텔이나 미분양주택을 1인가구용 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한 형태다. SRO는 연방정부의 지원을 토대로 공공임대주택전문기관이 나서 주택공급에서 거주자 관리까지 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빠른 사회인구구조 변화를 볼 때 우리나라도 복지, 일자리, 토지, 주택, 산업구조 변화를 총망라하는 종합대책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동훈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인가구용 소형임대주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저렴한 주택공급이 가능하도록 실효성 있는 규제 완화, 입주자의 거주환경 향상을 위한 공용 공간 설치, 안전성과 관련된 건축 기준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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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형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현재 우리나라 연령별 실태를 보면 1인가구 중 3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빈곤문제가 급증하고 있다"며 "청년실업문제 해결과 노인 일자리 창출이 보다 시급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또 "1인가구 중 여성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전용 안심주택이나 여성 전문 진료센터 등의 설립도 시급하다"며 "최근 잔혹한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여성의 안전에 대한 지원 정책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단순접근땐 역효과..공동체회복 보완책 동반돼야=표준가구 변경에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1인가구수 증가라는 구조적 변화에만 집착할 경우, 막대한 사회비용을 치를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경고다.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인가구수가 4인가구를 앞질렀다고 하는데 여전히 4인가구 형태로 사는 인구가 가장 많다"며 "단순히 가구수만을 생각할 게 아니라 국민의 다수를 대변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또 "1~2인가구는 취약가구인 경우가 많다"며 "국민 전체에 적용될 최저생계비 기준을 취약가구에 맞춘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는 "1인가구 급증은 가족과 공동체 붕괴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1인가구로 최저생계비 기준이 바뀌게 되면 공동체 붕괴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사각지대에 있는 차상위계층을 포괄하는 동시에 가족과 지역사회, 공동체를 살리려는 노력이 어우러져야 한다"며 "탈빈곤 예산, 지역사회 재건, 지역 일자리 창출, 나아가 공동체 복원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