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와 '검은 유착'…관피아 개혁 도화선 된 해수부

업계와 '검은 유착'…관피아 개혁 도화선 된 해수부

세종=우경희 기자
2014.05.15 11:13

[세월호 한달]금품·향흥 제공받고 안전부실·불법행위 등 눈감아···"大수술 해야"

(진도=뉴스1) 송원영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16일째를 맞은 1일 오후 장례식을 치르고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다시 모인 희생자 가족들이 정부의 늑장대응을 원망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 자리에 나와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말없이 듣고 있다. 2014.5.1/뉴스1
(진도=뉴스1) 송원영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16일째를 맞은 1일 오후 장례식을 치르고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다시 모인 희생자 가족들이 정부의 늑장대응을 원망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 자리에 나와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말없이 듣고 있다. 2014.5.1/뉴스1

한 달을 맞은 세월호 사고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민관유착의 환부를 백일하게 드러냈다. 특히 주관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사고 초기부터 재난총괄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또 검찰 수사과정에서 업계와 유착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출범 1년여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해수부와 산하기관의 민관 유착은 안전점검 부실로 이어지고 결국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촉발된 '해피아(해수+마피아)' 논란은 관가 전체로 확대돼 '관피아(官+마피아)' 전체가 수술대에 올랐다. 대통령이 직접 '국가개조'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전면개혁 의지를 내보일 정도다.

이주영 해수부 장관은 지난달 16일 세월호 사고 발생 직후부터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안전행정부와 해수부 간 현장 컨트롤타워 조율 부재 문제는 사고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현장을 지키기만 할 뿐 제대로 된 통솔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수부는 언론의 시선을 돌릴 수 있는 '충격 상쇄용 기사 아이템 발굴' 등의 내용이 담긴 위기대응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었다. 논란이 일자 이 내용을 슬그머니 삭제했지만 국민들은 이미 충격을 받은 뒤였다.

특히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해수부가 선박 안전관리 등에서 산하기관, 민간기업과 결탁했을 수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최근 해수부 산하기관인 한국선급 내 선박개조 승인업무 등을 담당하는 팀장이 해수부 공무원에게 상품권 등 금품과 골프, 유흥업소 접대를 제공한 사실을 확인하고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앞서서는 해수부 산하기관인 부산해양항만청 직원이 민간 선박설계업체로부터 선박총톤수 측정검사 과정의 편의를 봐 주는 댓가로 1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역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한국선급 등의 뇌물공여에 대해 검찰이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어 추가적인 혐의가 포착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해피아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 처럼 해수부를 정점으로 산하기관과 민간기업들이 촘촘하게 얽힌 유착관계가 드러나면서다. 특정 대학과 지역 출신들이 탄탄한 연줄을 형성하고 중앙부처와 산하기관 요직을 독점하고 있다. 규제의 민간이양이라는 대전제 하에 낙하산식 인사가 되풀이되면서 안전점검과 현장규제는 뒷전이 되고 서로의 자리돌보기에만 혈안이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나온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에서 이미 낙하산 식 인사가 도마에 오른 터다. 해피아 논란은 이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민관유착의 핵심고리로 관피아가 지목되면서 전방위 사정바람이 불고 있다. 개혁 필요성이야 매양 지적됐던 메뉴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대통령이 직접 개혁을 지시한 터다.

우선 산하기관에 위임한 각종 관리감독 업무를 정부가 회수,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요가 상당하면서도 사업규모가 여전히 영세한 연안여객선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을 확대하는 대신 업계에 대한 장악력과 관리수위를 국유화의 수준으로 높이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간에 그대로 맡겨둔 채 관리감독만 강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행정전문가는 "독자적인 수사기관으로 움직여야 하는 해경이 해수부 산하로 분류되는 현 체계에도 수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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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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