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탈중국 움직임…한국 기업에 새 기회?

'코로나19' 탈중국 움직임…한국 기업에 새 기회?

세종=권혜민 기자
2020.03.04 06:00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COVID-19)가 전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밸류체인(공급망) 차원에서 중국과 엮여 있던 많은 국가들이 공급망 마비 공포에 직면했다. 중국 외 대체처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시작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작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한국 기업에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수출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코트라(KOTRA) 해외무역관이 한국 기업들을 위해 내놓은 조언 중 일부다. 코트라는 해외시장뉴스를 통해 각국의 코로나19 확산 추세와 산업에 미친 여파 등 현지 상황을 소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한국 기업의 기회 요인들을 모아봤다.

부품 부족 시달린 日 제조업…해외로 눈돌린다
23일 마스크를 낀 시민들이 일본 도쿄의 올림픽 박물관을 지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오는 7월 일본에서 개최 예정된 도쿄올림픽의 취소 가능성을 제기했다. 2020.2.26./사진=도쿄=AP/뉴시스
23일 마스크를 낀 시민들이 일본 도쿄의 올림픽 박물관을 지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오는 7월 일본에서 개최 예정된 도쿄올림픽의 취소 가능성을 제기했다. 2020.2.26./사진=도쿄=AP/뉴시스

세계 GDP(국내총생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4.3%에서 2019년 15.8%로 급성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충격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국은 중국에서 들여오던 부품 수급 차질로 자동차 생산을 셧다운(가동중단)하는 충격을 겪었다. 중국 의존도가 큰 다른 국가들도 흔들리는 글로벌 공급망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일본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일본 제조업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사태로 공급망 충격을 경험했다.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다. 도요타, 닛산, 마쓰다 등은 춘절 연휴 이후에도 자재·부품부족, 인력부족 등으로 생산재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닛산과 마쓰다는 부품 부족으로 일본 공장 조업을 멈추기도 했다.

공급망 위기를 겪은 기업들은 중국 외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상하이일본상공클럽이 중국 상해에 거점을 보유한 일본계 기업 635개사를 조사한 결과 약 54%가 공급망에 영향이 있었다고 답했다. 중국 내 조업정지가 계속되면 대체생산·조달을 검토하겠다는 기업도 23%였다. 건설기계기업 코마츠, 화학기업 다이킨 등 주요 제조사는 중국에서 들여오던 부품을 일본 국내나 동남아 등지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도쿄무역관은 "일본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공장의 대체처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어 한국기업의 밸류체인 진입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적극적인 진입 시도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영국·호주도 피해 현실화…"대체 기회 찾아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일(현지시간) 런던 북부 콜린데일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한 실험실을 방문해 살펴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코로나19 대응책을 한 단계 더 높여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존슨 총리는 비상긴급대책회의 COBRA를 2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0.03.02. /사진=콜린데일=AP/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일(현지시간) 런던 북부 콜린데일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한 실험실을 방문해 살펴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코로나19 대응책을 한 단계 더 높여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존슨 총리는 비상긴급대책회의 COBRA를 2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0.03.02. /사진=콜린데일=AP/뉴시스

코로나19로 중국발 공급 차질 영향을 받은 것은 영국 산업계도 마찬가지다. 영국 런던무역관에 따르면 건설장비 제조업체 JCB는 중국산 부품 부족으로 지난달 17일부터 영국 내 11개 공장의 생산·작업시간을 단축했다.

영국 최대 자동차기업 재규어 랜드로버(JLR)도 중국산 부품이 바닥나 3월부턴 부품 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프라이마크, 줄스 등 유통·패션업계도 중국 공장 생산 차질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영국 소매 협회는 "업계가 소비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체 공급 업체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무역관은 "우리 기업은 영국 기업을 대상으로 기존 공급을 대체할 기회를 탐색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도 높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호주 전체 수출의 약 3분의 1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로이모건에 따르면 1170개 호주 기업중 15%, 특히 제조업의 40%가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회사 오리존(Aurizon)이 중국 우한에서 제조되는 레일 웨건을 제때 납품받지 못한 게 대표 사례다.

호주 정부는 중국 경제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시드니무역관은 "호주는 코로나19로 중국 공급망 마비에 따른 기업·산업 피해 사례가 많아지고 있어 대체 시장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진입 시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밖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톡무역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무역관 등에서도 중국산 대체 수요가 있는 현지 바이어들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화상상담·온라인 유통망 입점 지원 활용 가능
KOTRA가 화상상담 지원을 대폭 늘리며 속도를 내는 한편, 해외 유통망 입점 및 판촉 지원을 위해 온라인 마케팅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 참가기업과 해외 바이어가 제품 샘플을 보면서 화상상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KOTRA
KOTRA가 화상상담 지원을 대폭 늘리며 속도를 내는 한편, 해외 유통망 입점 및 판촉 지원을 위해 온라인 마케팅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 참가기업과 해외 바이어가 제품 샘플을 보면서 화상상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KOTRA

중국 안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기를 끌고 있는 원격 진료, 온라인 교육콘텐츠, 클라우드 서비스 등 인터넷 기반 온라인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또 향후 제조업 생산라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공장·물류 자동화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동화 설비 관련 비즈니스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다롄무역관은 "한국기업은 의료 보건산업, 온라인플랫폼 사업과 자동화 설비관련 비즈니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코로나19로 바이어 상담 등 대면 마케팅이 어려워진 만큼 국내 기업들은 해외진출 기회를 포착했더라도 실제 계약을 성사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각국 전시회, 상담회도 대폭 취소되거나 보류된 상황이다. 코트라는 이를 대비해 화상상담 기회를 대폭 늘려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코트라는 지난달 12일부터 코로나19 대응 화상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28일까지 바이어 72개사와 국내기업 98개사간 총 122건의 화상상담이 이뤄졌다. 또 아마존 등 해외 유력 온라인 유통망 입점 지원 사업도 실시 중이다. 한국 방문객 입국금지로 출장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는 '긴급 지사화 서비스'를 통해 현지 마케팅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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