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썰록]

미국 상원의원단이 한국과 대만을 연이어 방문하며 정치·경제 이중의 대중(對中) 포위망을 구축한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 상원의원단이 코로나19(COVID-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방문한 두 국가가 주요 반도체 생산국인 한국과 대만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 한국을 방문했던 크리스 쿤스(민주·델라웨어)와 태미 덕워스(민주당·일리노이), 댄 설리반(공화당·알레스카) 등 미 상원의원 대표단이 이날 대만을 방문한다. 최근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 행보에 맞춰 의원 외교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만주재 대사관격인 미국대만협회(AIT)는 "초당파 의회 대표단은 대만 고위 지도자들을 만나 미국과 대만관계, 지역안보 및 중요한 상호 관심사항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논의 사항은 최근 악화된 중국과 대만 간 갈등일 전망이지만 반도체 등 글로벌 밸류체인(공급망) 협력 문제도 중요 안건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대만 TSMC사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5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대만과의 협력을 통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배타적 경제블록' 구축 가속화를 노린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미 상원의원단은 대만에 앞서 찾은 한국에서도 경제행보를 빼놓지 않았다. 지난 4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30여분간 환담은 미 상원의원단 측 요청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한위원단이 군사위원회(덕워스, 설리번)와 외교위원회(쿤스) 소속으로 경제분야와 거리가 멀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미 상원의원단은 문승욱 장관과의 환담에서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경제성과를 공유하고 양국 경제협력 전반을 거론했다. 문 장관은 면담 자리에서 "한국 기업이 발표한 대규모 대미 투자계획의 이행 과정에서 투자 인센티브 등이 적기에 지원될 수 있도록 미 의회가 전폭적 지원과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의회가 준비하고 있는 각종 대중국 견제·공급망 재편 법안을 고려하면 이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미 상원은 대중견제 방안을 망라한 2500억달러(약 278조원) 규모 '미국혁신경쟁법'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또 반도체 등 핵심산업과 청정에너지 분야를 대상으로 한 투자 인센티브, R&D(연구개발), 인프라 지원 법안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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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최근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대중국견제 정책에 대비한 무역전략을 준비하며 중국과의 통상 마찰을 최소화하는, '살길'을 찾고 있다. 산업부는 최근 '신보호무역주의 대응방안 수립을 위한 연구'란 제목의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사실상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본격화된 미국의 '탈(脫)중국 무역정책'에 우리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나선 셈이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방한목적에 대해 확실한 건 없으나,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