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택배노조 조합원들의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사태가 1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모두 "노사 간 문제"라며 유보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당국의 방관 속에 사태 장기화가 우려된다.
16일 고용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택배비 인상분 배분 문제를 놓고 본사와 대립하며 지난 10일부터 7일째 서울 중구 소재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 중이다.
고용부는 이번 점거가 노조법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축적된 노동쟁의 관련 대법원 판례를 보더라도 쟁의 대상은 직접 계약관계에 있는 '사용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직접 계약 당사자가 아닌 원청을 상대로 한 이번 점거는 법적으로 보장된 노조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쟁의가 성립하려면 '사용자'를 상대로 해야 한다는 게 기본입장"이라며 "사용자는 근로자와의 직접 계약관계에 있는 대상인데 CJ대한통운과 택배 기사는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계약관계가 직접적이지 않다"고 했다.
이어 "노조는 원청을 상대로 사회적 합의 이행에 대한 내용을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법을 적용하는 사안 자체가 아니고 노사간 풀어야할 문제"라며 "노조의 건물 점거는 불법사항으로 경찰이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노조법상 보장된 노조의 쟁의 행위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 아닌 만큼 이번 건물 점거 사태는 경찰의 판단에 달렸다는 취지다. 택배노동자는 사실상 자영업자인 특수형태고용종사자 신분이다. 근로계약을 맺더라도 일선 대리점주와 계약을 하기 때문에 원청은 사용자가 될 수 없다는 해석이다.
경찰도 소극적이긴 마찬가지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0일 택배노조원 등을 남대문경찰서에 형법상 주거침입, 재물손괴 등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노사 문제"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명백한 불법 행위가 나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사법처리 할 것"이라며 "사측에서 시설 보호 요청을 했고 불법 행위 자체는 맞다고 판단되지만 노사문제이기 때문에 공권력이 개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행위가 계속 이어지거나 심화되는 등 묵과할 수 없는 불법행위가 발생한다면 사법 처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택배노조 점거의 쟁점 중에 하나는 원청인 CJ대한통운을 '사용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고용부는 택배기사가 원청과 직접적인 계약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지난해 6월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가 CJ대한통운을 택배노조 사용자로 인정하면서 현장 혼란이 가중됐다. 이와 관련해 CJ대한통운 측은 판단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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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위 판단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직접 계약 관계가 아닌 원청을 상대로 한 쟁의를 인정하지 않는 게 현행 방침"이라며 "중노위 판정은 기존 고용부 입장과는 다른 결정이었고 지금은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 10일부터 7일째 서울 중구에 있는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 중이다. 이들은 앞으로 투쟁 강도를 높이고 오는 21일부터 우체국과 롯데·한진·로젠택배의 일부 조합원이 동참하는 동반 파업을 예고했다. 택배노조원 7000여명은 오는 21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