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자릿수'로 급증한 아동학대..'한자릿수' 늘어난 예산

'두자릿수'로 급증한 아동학대..'한자릿수' 늘어난 예산

정현수 기자
2022.09.07 05:40

[MT리포트]코로나 시대 아동학대의 민낯③

[편집자주] 정부가 최근 발표한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전년 대비 30% 가까이 급증했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후 역대 최대 규모의 증가율이다. 2020년 주로 집에만 머물던 아이들이 다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감춰졌던 아동학대의 민낯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아동학대의 면면을 살펴보면 충격 그 자체다. 아동학대는 반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부모의 극단적 선택에서 목숨을 잃은 아이도 있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아동학대 통계를 토대로 아동학대의 현실을 짚어봤다.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접수가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 아동학대 판단 사례 역시 20% 넘게 증가했다. 코로나19(COVID-19) 유행 상황에서 집 안에만 머물던 아이들이 지난해부터 바깥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아동학대 신고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동학대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관련 예산 증가율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을 보면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아동 보호' 예산의 증가율은 8.3%다. 올해 381억2800만원이던 관련 예산은 내년에 413억500만원으로 늘었다. 복지부는 당초 527억9900만원을 요구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아동 보호' 예산은 아동보호전문기관 운영, 거점 심리치료센터 운영 등에 활용한다. 정부는 내년에 10개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신설한다. 예산안이 그대로 반영되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내년에 105개로 늘어난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국가는 아동학대 예방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을 둔다. 지방자치단체는 학대 받은 아동의 발견과 보호, 치료에 대한 신속처리 등을 위해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을 시·도 혹은 시·군·구에 1개 이상 설치해야 한다.

아동학대 예산은 이외에도 다양하게 분포한다. 요보호아동 그룹홈과 학대피해아동 쉼터 설치 등으로 활용하는 '요보호아동 그룹홈 운영 지원' 예산은 내년에 471억3100만원 편성됐다. 올해(397억400만원)보다 18.7% 늘어난 수치다.

학대피해아동쉼터는 아동학대의 재발 위험이 높을 경우 분리보호하는 곳이다. 학대피해아동쉼터는 내년에 36개를 신설할 예정이다. 올해까지로 예정된 학대피해아동쉼터는 141개다. 내년에 36개를 신설하면 학대피해아동쉼터는 177개로 늘어난다.

아동학대 예산은 그나마 올해부터 정비가 된 상황이다. 지난해까지는 아동학대 예산을 기획재정부의 복권기금과 법무부의 범죄피해자보호기금 등으로 활용했다. 아동학대 주무부처인 복지부로서는 정책수요를 즉각 반영하기 어려웠다.

정치권에서도 아동학대 예산 구조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올해부터 복지부의 일반회계로 아동학대 예산을 일원화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선 여전히 아동학대 예산의 대폭 증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아동학대 증가 추세도 예산 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은 "아동학대가 발생할 때마다 수많은 대책이 쏟아지지만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이 있다"며 "아동학대 예방과 근절, 사후관리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 예산과 시스템이 뒷받침되고 아동학대의 비극을 멈추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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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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