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최대 20조 추경' 급물살…정유사·취약계층 지원 우선검토

유가 급등에 '최대 20조 추경' 급물살…정유사·취약계층 지원 우선검토

최민경 기자
2026.03.15 15:20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 주말을 맞은 15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5분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842.1원으로 전날보다 3.2원 하락했다. 같은 시각 경유 가격은 1843.5원으로 4.5원 내렸다. /사진=뉴스1.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 주말을 맞은 15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5분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842.1원으로 전날보다 3.2원 하락했다. 같은 시각 경유 가격은 1843.5원으로 4.5원 내렸다. /사진=뉴스1.

정부가 중동 전쟁과 유가 급등에 따른 경제 충격 대응 차원에서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속도를 낸다. 추경 규모는 최대 20조원 안팎이 거론된다.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민생 부담을 낮추는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1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각 부처의 예산 요구서를 취합하는 대로 협의를 거쳐 추경안을 편성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신속한 추경 편성을 지시한 이후 예산 당국은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해당 부처에선 주말과 휴일을 반납한 채 실무 검토를 진행하는 등 편성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추경은 중동 전쟁이 도화선이 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도 크게 올랐다. 국내 물가가 뛰고 실물 경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예산 당국은 이 상황이 국가재정법 제89조의 추경 편성 사유인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에 해당한다고 봤다.

정부는 우선 유가 상승 충격을 완화하고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데 추경 재원을 집중할 방침이다. 지원 방식은 선별 지원이 원칙이다. 이 대통령도 일률적 세제 지원보다 취약계층 직접·차등 지원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현금 지원보단 지역화폐 형태의 바우처를 지급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특히 추경 편성안에는 '석유 최고가격제' 지원 내용이 우선적으로 담길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해 정유사의 공급가격 상한선을 설정했다. 여기서 발생하는 손실은 정부 재정으로 보전한다는 구상이다. 석유 최고가격은 2주 단위로 조정되지만 국제 유가 변동성이 큰 만큼 손실 보전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도 있어 재원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도 주요 사업으로 거론된다. 정부는 자영업자와 농어민 등을 대상으로 에너지 바우처 지급을 검토하고 있으며 유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유통·물류업계 지원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대외 환경 변화에 취약한 수출기업 지원과 경기 둔화 시 타격이 큰 소상공인과 비수도권 지역을 겨냥한 정책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재원 조달 방식으로는 추가 국채 발행 대신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부는 채권시장과 물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채발행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추경 규모로 최대 20조원 안팎을 예상한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으로 법인세가 약 5조3000억원 추가로 걷힐 수 있으며 증권거래세 증가 등을 합치면 최소 10조원 이상의 초과 세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올해 불용이 예상되는 사업예산 지출 구조조정까지 포함하면 10조~20조원 정도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추경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경제 상황 대응이 시급한 만큼 주요 기업의 법인세 신고·납부 마감 시한인 3월 말 이전에 추경안이 제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은행은 이날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추경이 편성되더라도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했다. 유가 상승 등 비용 요인은 커졌지만 국내 국내총생산(GDP) 갭(실질GDP와 잠재GDP 간의 차이)이 마이너스 상태이고 산업 간 성장 격차를 고려하면 수요 압력은 낮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추경의 효과에 대해선 "세부사업들의 분야·규모·집행시기 등에 따라 달라진다"면서도 "지난해 1차 추경안(13조8000억원 규모)과 2차 추경안(16조2000억원 규모)이 각각 당해 연도 경제성장률을 약 0.1%포인트씩 높이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