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두둑, 철강 불황엔 썰렁…지역 곳간도 널뛴다

반도체 호황에 두둑, 철강 불황엔 썰렁…지역 곳간도 널뛴다

김온유 기자, 최민경 기자, 유재희 기자
2026.05.18 08:00

[반도체發 초과세수](下)

[편집자주]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라 세금이 예상보다 더 걷힐 전망이다. 초과 세수는 늘 논쟁적인 주제였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다시 끌어올렸다. 초과 세수 현황과 쟁점 등을 살펴본다.

"세금 3700억 걷힌다" SK하닉 덕에 청주 활짝...'철강 불황' 광양은 씁쓸

사진은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6.4.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이천=뉴스1) 김민지 기자
사진은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6.4.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이천=뉴스1) 김민지 기자

#올해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는 삼성전자는 용인시에 약 630억원의 법인지방소득세를 납부할 예정이다. 지난해 230억원에서 3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용인시는 삼성전자의 납부액이 늘면서 당초 지방세수 목표액을 1조2595억원에서 1조3000억원 수준으로 400억원 높여 잡았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청주시에 3700억여원의 법인지방소득세를 납부한다. 당초 시가 예상했던 2600억여원을 1100억원 상회하는 액수다. 2024년 영업손실로 납부액이 없었으나 지난해 1219억원에서 올해 3배나 뛰었다.

#광양시는 2022년 1121억원이었던 법인지방소득세 수입이 지난해 326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발 공급과잉, 미국 관세인상, 국내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철강 업계가 불황에 빠지면서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들썩이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관련된 지방자치단체들의 곳간이 두둑해질 전망이다. 전세계적인 AI(인공지능) 투자로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덩달아 뛰자 지방재정도 낙수효과를 보는 것이다. 지자체도 예상치 못했던 '초과세수'인 만큼, 예산 문제로 추진되지 못했던 시의 역점 사업들에 투자하겠단 계획이다.

반면 반도체 업종에만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이외 업종은 얼어붙는 'K자형' 성장이 지속되면서 타 지자체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법인지방소득세가 절반 이상 줄자 재정 운신의 폭도 줄었다.

법인지방소득세는 법인세 과표기준을 기초로 부과되는 지방세다. 통상 법인세 산출세액의 10% 수준이다. 법인은 지자체에 매년 4월까지 법인지방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사업장이 2개 이상일 경우 종업원 수와 사업장 건축물의 연면적을 기준으로 지자체별 배분·납부한다. 즉 여러 지역에 사업장을 가진 기업일수록 다수의 지자체가 수혜를 볼 수 있단 얘기다.

지자체별 법인지방소득세 징수 현황/그래픽=이지혜
지자체별 법인지방소득세 징수 현황/그래픽=이지혜

17일 지자체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본사가 위치한 이천시의 경우 지방소득세 세입이 2024년 1256억원, 지난해 418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6120억원을 추산하고 있다. 올해 예상 지방세수가 8081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지방소득세가 전체 지방세수의 약 76%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천시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영향이 크다고 귀띔했다.

구미시도 마찬가지다. 연도별 법인지방소득세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10년간(2016년~2025년) 연평균 법인지방소득세가 1000억원을 넘는다. 특히 2025년 법인지방소득세는 726억원으로 파악됐는데, 올해 1~4월 확정신고액만 783억원으로 전년도 세입을 이미 넘어섰다.

삼성전자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53조7000억원, 37조6103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두 역대 최대치다. KB증권은 두 기업의 내년도 영업이익이 각각 497조원, 428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방재정에 훈풍이 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민선 9기를 시작하면서 7월 바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예정돼 있다"며 "대규모 현안사업에 (초과세수) 재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수백억이 소요되는 산업단지 개발 등 지난 4월 1차 추경 때 미룬 사업들을 하반기엔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업종별 격차가 커지면서 지자체별 희비도 엇갈린다. 대표적으로 철강 산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광양시의 법인지방소득세도 2023년 대비 지난해 3분의 1로 급감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광양시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자체간 차이가 나는 부분은 능력이 반영된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방균형발전 측면에서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면 구조조정 등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초과세수보다 무서운 세수 결손…왜 전망은 매번 빗나가나

세수 전망이 또다시 재정 운용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몇 년 간 초과세수와 대규모 세수결손이 반복되면서 세수 변동성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수 오차(예산을 짤 때 예상한 국세수입과 실제 걷힌 세금의 차이)는 최근 들어 규모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본예산 대비 각각 61조4000억원, 52조5000억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했지만, 이후 흐름이 반전됐다. 2023년 56조4000억원, 2024년 30조8000억원, 2025년 8조5000억원 규모의 세수 결손이 이어지며 3년 연속 예산 대비 세수가 부족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세수오차의 원인과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세입 구조가 법인세와 자산 관련 세수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경기 변동에 대한 민감도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예정처에 따르면 2021년 총국세 오차 중 경기적 요인은 74.1%, 2022년에는 69.6%에 달했다. 2021~2022년 양도소득세 세수오차는 각각 17조8000억원, 11조7000억원에 달했고, 법인세 신고분 오차도 16조2000억원, 2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2022년 부동산 시장과 기업 실적, 고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면서 소득세·법인세·양도소득세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반대로 2023년 이후에는 기업 실적 둔화와 부동산 거래 감소가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이는 세입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총 국세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대 9.8%에서 2000년대 이후 20%를 웃도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소득세 비중도 2020~2022년 32.8%까지 확대됐다. 여기에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 자산 관련 세수 비중까지 커지면서 전체 국세수입의 변동성도 확대됐다.

문제는 세수오차가 재정운용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점이다. 초과세수는 추가 지출 논쟁을 부르고 재정 운용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세수 결손은 기금 여유자금을 끌어오거나 국채 발행 압력을 키우는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정부는 2021~2022년 초과세수가 발생했을 당시 재난지원금과 추경 재원,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 정산, 국가채무 상환 등에 이를 활용했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초과세수 일부는 지방교부세와 국채 상환에 우선 배분됐다.

반대로 2023년 이후 세수 결손 국면에서는 기금 여유재원과 불용 예산 등을 활용한 대응이 이어졌다. 정부는 외국환평형기금과 공공자금관리기금 등을 동원해 세수 부족분을 메웠다.

예정처는 이 같은 세출 조정은 국회의 예산 통제 기능과 재정정책의 경기대응성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해결책으론 △거시지표 중심의 세수추계 모형 보완 △경제지표 등 전망 정확성 제고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되지 않도록 전망업무의 독립성 제고 △초과세수·세수결손 완충 장치 마련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소득세는 소득구간별 또는 소득원천별로 구분해 전망하고 법인세는 재무제표 정보 활용 및 산업별·기업규모별로 구분해 전망할 필요가 있다"며 "세입예산 편성 이후라도 경기나 세수흐름에 이상 징후 관측시 이를 반영해 세입예산안을 수정하는 절차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일시적 세입 증가가 구조적 재정지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재정규율을 확보해야 한다"며 "회계·기금의 여유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운용되는 공공자금관리기금 내 별도 계정을 신설해 대규모 세수오차에 대응하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선거 앞 띄운 '반도체 배당금'…신중한 여당, 뒤집기 노린 야당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오른쪽),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중앙잔디광장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점등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6.4.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오른쪽),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중앙잔디광장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점등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6.4.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를 활용한 국민배당금이 화두로 던져진 가운데 정치권 셈법은 복잡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책 방향의 큰 틀에는 일부 공감하면서도 6·3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신중한 모습이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선거 판세를 뒤집을 만한 호재로 활용하며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2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내놓은 '반도체 초과세수 기반 국민배당금' 구상이 뜨거운 감자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거둘 법인세 초과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호실적에 따른 법인세수를 활용한 경제 선순환이란 메시지의 취지와 달리 '기업 이윤 나누기'로 비치면서 '국가가 수익을 강탈한다'는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번 논란의 특징은 당과 청와대의 사전 교감이 사실상 없었다는 점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계에서 연구하고 학문적 고찰이 먼저 선행돼야 하지 않나"라며 "솥뚜껑을 먼저 열어버리면 설익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중도층의 표심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원론적인 취지에는 동의하는 의원들조차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다.

결과적으로 '국민배당금' 제안이 지금 당장 여당에게 득보다 실이 많은 이념적 논쟁으로 번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미 국민의힘은 이를 선거판을 뒤집을 '호재'로 판단하고 공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번 발언이 김 실장의 단순한 개인 의견이 아닌 사회주의적 공상이나 '반(反)기업 정서'로 규정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김 실장의 메시지가 나온 이후 공교롭게도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급락하면서 야당은 개인투자자들 반발 심리를 지렛대 삼은 공세를 더했다.

여당 입장에선 선거 날짜가 다가올수록 '지키는 싸움'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선거 구도는 경합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주요 격전지에서 지지율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특히 TK(대구·경북)는 물론, 서울에서도 최근 여야 광역단체장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를 보이며 접전 양상이다.

실제 정당 지지도 역시 좁혀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이 45%, 국민의힘이 23%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직전 조사 대비 1%포인트(p) 떨어진 반면 국민의힘은 2%p 올랐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이반과 '공소 취소(조작 기소) 특검' 추진에 따른 보수층 결집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민주당 입장에선 돌발 변수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다는 점이다. 후보 개인의 도덕성 문제를 비롯해 중동발 안보 변수, 삼성전자 노사 협상 결렬 등이 대표적이다. 선거 전까지 야당의 프레임 공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지가 승부의 관건인 셈이다.

한편, 기사에 활용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2.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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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온유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김온유 기자입니다.

최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유재희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유재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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