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은 비용 아닌 투자"…WOAH 총회서 존재감 키운 K-동물방역

"방역은 비용 아닌 투자"…WOAH 총회서 존재감 키운 K-동물방역

파리(프랑스)=이수현 기자
2026.05.28 10:58
이동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지난 19일 WOAH 총회 현장에서 한국의 동물질병 청정국·청정지역 지위와 국제 방역 협력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수현 기자
이동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지난 19일 WOAH 총회 현장에서 한국의 동물질병 청정국·청정지역 지위와 국제 방역 협력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수현 기자

"이제 동물 방역·검역은 비용이 아닌 전략적 투자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제93차 정기총회에 우리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다녀온 이동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28일 동물방역·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WOAH 정기총회의 핵심 화두는 '동물보건에 대한 투자'였다. 에마뉘에 수베항(Emmanuelle Soubeyran) WOAH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동물보건은 비용이 아닌 전략적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아프리카돼지열병(ASF)·구제역(FMD) 등 국경을 초월한 가축 질병은 여전히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 역시 지난 겨울 고병원성 AI 등으로 산란계 1100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되면서 생산 기반이 크게 위축됐다.

이동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지난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WOAH 제93차 정기총회에서 동물질병 대응 방향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이동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지난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WOAH 제93차 정기총회에서 동물질병 대응 방향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이 국장은 이번 WOAH 총회에 한국 대표수의사(CVO·Chief Veterinary Officer) 자격으로 참석했다. WOAH는 183개 회원국마다 1명의 CVO를 지정하며, 이들은 매년 각국 대표들과 함께 동물 건강·복지·수의공중보건 분야의 국제 표준과 기준을 논의·제정한다.

우리 정부 대표단은 이번 총회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WOAH 육상동물 항생제 내성 협력센터 지정, 제주도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 재인정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 국장은 "기존에는 일본과 케냐 두 곳뿐이었는데, 올해 한국과 이집트가 추가되면서 총 네 곳으로 늘었다"며 "180여 회원국 가운데 네 곳만 지정된 만큼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한국은 국제 기준을 따라가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방역이슈를 둘러싼 논의와 협력을 주도하는 단계로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이번 총회를 계기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36개 회원국 가운데 10개국으로 구성된 핵심그룹에도 참여하게 됐다. 핵심그룹은 지역 주요 의제와 협력 방향을 사전에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국장은 "단순 참석이 아니라 지역 논의 방향 설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됐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전문가 파견과 교육훈련, 국제 협력 역할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동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지난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WOAH 제93차 정기총회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소속 국가 대표단과 동물질병 대응 및 국제 방역 협력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동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지난 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WOAH 제93차 정기총회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소속 국가 대표단과 동물질병 대응 및 국제 방역 협력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 국장은 "고병원성 AI처럼 인체 전파 가능성이 있는 질병까지 늘어나면서 동물보건은 공중보건과 직결되는 문제가 됐다"며 "정부뿐 아니라 민간과 함께 협력하는 체계의 중요성도 총회에서 거듭 강조됐다"고 말했다.

한국의 청정국·청정지역 지위 재인정도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WOAH 청정국 인증은 단순히 질병이 없다는 선언을 넘어 국가 방역 시스템과 검사 역량이 국제적으로 신뢰받고 있다는 의미"라며 "수출 협상 과정에서도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식 방역정책국장은 "기후변화와 교역 확대 등으로 동물 질병의 확산 속도와 위험성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선제적인 방역·검역 체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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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이수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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