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5.28.](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5/2026052813041288395_1.jpg)
한국은행이 중동전쟁 장기화와 고환율·고유가 충격에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중동발(發) 공급 충격이 성장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AI 투자 확대에 따른 IT 수출 호조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판단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도 함께 올리며 '고성장·고물가'를 예고했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0.6%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8%에서 2.1%로 올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2.2%에서 2.7%로, 내년은 2.0%에서 2.3%로 각각 상향했다.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도 올해 2.4%, 내년 2.3%로 각각 0.3%p씩 높여 잡았다.
한은은 중동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과 생산비용 상승을 유발해 올해 성장률을 약 0.4%p 끌어내리는 충격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 호조(+0.7%p) △증시 호황(+0.1%p) △추경 등 정부정책(+0.2%p) 등이 이를 보완하면서 전체 성장률 전망이 상향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를 핵심 동력으로 꼽았다. 한은은 "AI 활용 영역 확대와 빅테크 기업의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상당 기간 확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재화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4.9%로 대폭 상향됐다.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 역시 2.4%에서 4.4%로 높아졌다.
반면 물가 부담은 한층 커졌다. 한은은 국제유가(브렌트유)가 올해 2분기 평균 배럴당 103달러까지 상승한 뒤 하반기 들어 90달러대 중반 수준으로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가정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도 현재 전쟁 이전의 10% 수준에서 연말 60% 수준까지 천천히 회복될 것으로 전제했다.
이에 따라 석유류 가격 상승이 공업제품·개인서비스 등으로 번지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특히 8월에는 통신요금 할인 기저효과까지 겹치며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가 올해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상수지 흑자 전망도 크게 상향됐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기존 17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로 올려 잡았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에너지 수입 증가분을 상쇄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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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은은 향후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중동 상황이 장기 교착 국면에 빠질 경우 국제유가가 하반기 평균 배럴당 120달러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올해 성장률이 기본 전망보다 0.5%p 낮아지고 물가는 0.3%p 더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미·이란 협상이 조기 타결돼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빠르게 정상화될 경우 성장률은 0.1%p 높아지고 물가는 0.2%p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AI 반도체 경기의 향방도 불확실성으로 지목했다.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피지컬 AI 시장 성장, 국내 업체의 수율 개선 등이 이어지는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올해 20%대 중반까지 확대되며 성장률이 기본 전망보다 올해 0.5%p, 내년 0.3%p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AI 투자 수익성 우려로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 속도를 조절할 경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올해 10% 초반대로 둔화하고 내년에는 한 자릿수까지 낮아지면서 성장률도 올해 0.3%p, 내년 0.2%p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