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악취 1초 만에 잡는다…'전자선 기술' 현장 실증 완료

축산 악취 1초 만에 잡는다…'전자선 기술' 현장 실증 완료

세종=정혁수 기자
2026.09.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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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평 지원 R&D…고에너지 전자선으로 악취 원인물질 초고속 분해
-복합악취 희석배수도 1442→300 저감…배출허용기준 500이하 충족
-한국원자력연구원, 태성환경연구소에 기술이전…기업과 협력 '산업화'

양돈장에 설치한 통합 시스템
양돈장에 설치한 통합 시스템

축산 현장의 고질적인 악취 문제를 '1초' 안팎에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고에너지 전자선을 활용해 악취 원인물질의 분자구조를 직접 파괴하는 방식으로, 현장 실증과 기술이전까지 마치면서 산업화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한 연구개발을 통해 축산시설의 고농도 복합악취를 신속하게 정화할 수 있는 '전자선 기반 맞춤형 악취저감 시스템'을 개발하고 현장 실증과 기술이전을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전자가속기에서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고에너지 전자선을 악취물질에 조사하는 방식이다. 전자선이 악취 원인물질의 분자구조를 직접 파괴하거나 강력한 산화·분해 작용을 하는 라디칼을 생성해 2차 분해를 유도한다.

무엇보다 처리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전자선을 이용해 악취 원인물질을 약 1초 내외의 짧은 시간에 분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했다.

전자선 기반 축산악취저감 통합 시스템 공정도
전자선 기반 축산악취저감 통합 시스템 공정도

축산 악취는 가축분뇨 등에서 발생하는 여러 유해물질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데다 농도도 높아 기존 화학 세정이나 오존 산화 방식만으로는 대용량 가스를 단시간에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축산시설 주변으로 주거단지와 신도시가 확대되면서 악취 민원이 늘어 실효성 있는 대용량·고효율 저감기술 개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농식품부와 농기평의 '축산현안대응산업화기술개발사업'을 통해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이 2021년 4월부터 4년 9개월간 수행한 '전자선 기술 기반 축산시설 맞춤형 악취저감 시스템 개발' 과제의 결과물이다.

연구팀은 단순히 전자선을 조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시간 후각 센서를 시스템과 연계했다. 축사 내부의 악취 농도 변화를 감지해 전자가속기 출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처리 효율과 운영 경제성을 동시에 높였다.

이동형 전자가속기 시스템
이동형 전자가속기 시스템

현장 실증 결과 기존 기술 대비 90% 이상의 악취 처리효율을 기록했다. 통합시스템 가동 이후 복합악취 희석배수도 1442에서 300 수준으로 낮아져 배출허용기준인 500 이하를 충족했다.

활용 가능성은 악취 저감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자선 기술은 가축의 호흡기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공기 중 미생물과 바이러스 살균에도 활용할 수 있어 축산 방역 분야에서도 활용 가치가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기술의 사업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관련 기술을 악취 분야 전문기업인 태성환경연구소에 이전했다. 향후 기업과 협력해 축산시설별 여건에 맞는 악취 해결 솔루션을 보급하고 산업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축산 악취 저감기술이 실질적인 현장 대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앞으로 설치비와 운영비, 처리용량, 장기간 사용에 따른 안정성 등 경제성과 현장 적용성을 추가로 확보하는 과정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이전 이후 실제 농가 보급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질지가 이번 연구성과의 최종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박홍재 농기평 원장은 "이번 성과는 첨단 원자력·방사선 기술을 농축산 현장에 융합해 축산농가의 고질적인 복합악취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축산 현장의 환경 부담을 덜고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업 환경 조성을 위해 실용화 중심의 R&D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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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에서 농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1년간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2013년부터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를 출입하며 한국 농업정책과 농업현장의 이야기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에 천착해 오는 동안 '대통령표창'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것은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농업의 무한변신'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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