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엄벌행정의 '일방통행' ⑨공정성 논란 해소 방안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뒤따르는 배경엔 조사와 심판 기능을 모두 가진 공정위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한다. 공정위가 조사에 이어 심판까지 담당하면서 심판이 선수로 뛰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비판이다. 이에 독립된 기관으로부터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제3의 기관을 설치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16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공정위의 전방위적인 조사와 높아진 과징금 수위를 두고 공정위가 시장 질서 확립을 넘어 '엄벌행정'으로 기업들을 옥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해 설탕 담합(4083억원)과 밀가루 담합(6710억원) 등 수천억대 과징금이 '뉴노멀'이 된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내부에서 조사하고 심판까지 거치는 구조 자체가 불합리하단 불만이 제기된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위의 성격이 이중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공정위는 준사법기관 성격이 본질이라는 게 학계의 시선이다. 조사와 심판 기능의 분리가 적법절차의 원리에 맞는데 공정위가 오래 전부터 노력을 했으나 충실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반면 공정위는 조사·심판의 철저한 분리로 공정성을 담보했단 입장이다. 공정위는 2023년 조사·심판 부서간 인사이동을 금지하고 정책부서를 거치도록 했다. 정책부서를 조사·심판 부서의 완충지대로 이용하는 것이다. 업무 공간도 완벽하게 분리해 접촉 가능성을 차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판과 조사를 담당하는 부서의 공간 자체가 분리돼 있다"며 "강력한 '파이어월'(Firewall·방화벽)을 통해 정보 공유 자체를 안 하고 내부에서도 접촉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심판 결정은 위원회 합의제로 하는 만큼 전원회의 때 난상토론을 하기도 하고, 결과도 의도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공정위 구조에 대한 문제를 일축했다.
그러나 여전히 조사와 심판이 한 지붕 아래에 있는 만큼 공정성 시비를 잠재우긴 쉽지 않아 보인다. 조사를 지시할 수 있는 공정위원장이 심판 과정에도 참여하면서 공정위원장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의구심도 이같은 의견에 힘을 싣는다.
이에 국세청 등과 분리돼 운영되는 조세심판원과 같이 독립된 기관이 필요하단 제언도 나온다. 홍대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조세심판원과 같은 제3의 판단 절차를 마련하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며 "위원장의 양심에 맡겨 심판자가 조사 단계에 관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의심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구조적으로 분리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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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반론도 적잖다. 공정위 상임위원 출신 관계자는 "심판 기능을 아예 외부로 이관하면 지금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경쟁법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사람들이 심판할 위험이 있다"며 "조직 내에서 더 엄격하게 조사와 심판 기능을 분리해 독립성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더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현행 2심제인 공정거래 행정사건을 3심제로 개선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공정거래 행정사건은 서울고등법원을 거쳐 대법원으로 가는 2심제다. 공정위 의결은 사업자에게 시정명령과 과징금 등 직접적인 제재를 부과한다. 사실상 1심 기능을 공정위가 하고 있는 셈이다. 소액 사건도 세 번의 재판을 받을 기회가 있는 반면 수천억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 기업은 법적 판단을 구할 기회가 오히려 적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