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위기' 용산역세권, 서부이촌 '두동강'

'반쪽위기' 용산역세권, 서부이촌 '두동강'

장시복 기자
2009.08.19 19:33

19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의 한 오피스 건물. 용산국제업무지구 통합개발에 동의하는 대림·성원·동원 등 서부이촌동 3개 아파트 주민 협의회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동의자 협의회는 "통합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주장은 전체 주민들의 의견이 아닌 만큼 무슨 일이 있어도 서부이촌동 분리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이어 통합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측 주민들이 우편물을 가로채는 장면 등이 담긴 영상 자료도 공개했다.

오전 11시. 건물 밖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통합개발 반대한다"는 고성이 들려왔다. 통합개발에 동의하는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연다는 사실을 알고 비대위측 주민 수십여명이 몰려온 것이다.

건물 앞에선 동의자 협의회측 주민들과 비대위측 주민들의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큰 사고는 없었지만 찬반으로 나뉜 주민들간 극심한 신경전이 수십분간 이어졌다.

용산국제업무지구내 서부이촌동 통합개발을 둘러싸고 찬반 양쪽으로 갈린 주민들간 의견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다. 당초 대림·성원·동원 등 3개 단지 주민들은 비대위를 구성하는 등 서부이촌동 통합개발을 강력히 반대해 왔다. 하지만 얼마전 통합개발에 찬성하는 주민들이 '동의자 협의회'를 구성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통합개발에 찬성하는 주민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나선 것은 서울시가 이들 3개 단지를 존치구역으로 지정, 분리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용산구청 역시 서울시에 이들 3개 단지 분리개발을 요청하는 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다.

동의자 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이달 20일에는 변호사와 감정평가사를 초빙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비대위가 통합개발에 찬성하는 주민들을 배신자로 몰아세우는 바람에 숨죽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더이상 비대위 횡포에 당하지만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 1600여가구 중 통합개발 동의서를 접수한 가구가 54%에 달한다"며 "도시개발사업 추진 조건을 충분히 갖춘 만큼 반드시 서부이촌동까지 통합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부이촌동을 분리개발한다는 서울시 방침이 알려지면서 비대위측 주민들끼리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무리한 요구만 고집하면 피해만 커질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대위측은 주민 80%가 통합개발에 반대한다는 주장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밀어붙이기식 통합개발로 힘없는 서민들이 기본권과 생존권, 사유재산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사업 시행자들이 원하는 수용 개발계획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통합개발 동의율 기준을 충족했더라도 반대 의견이 많으면 서울시가 억지로 통합개발할 수는 없지 않냐"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단지별 동의율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통합개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림·성원 등 서부이촌동 아파트는 현재 용적률이 380%로 존치구역으로 남더라도 향후 재건축 추진이 어렵다"며 "시는 이들 단지가 내구연한에 달하면 공원으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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