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의 혼' 세계에 심다 ②-2]삼성물산 '아부다비 알 살람 지하차도 현장'
<2>중동편② -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최대 토후국이자 수도인 아부다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아부다비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알살람대로에 왕복 8차선 지하차도를 뚫고 있다.
아부다비시청이 발주한 이 프로젝트는 이른바 '아부다비 2030계획'(Plan Abu Dhabi 2030)에 따라 도시 확장에 대비한 인프라 확충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2008년 3월 UAE 현지업체 세이프빈다르위시와 공동으로 8억4600만달러에 수주했다. 삼성물산 지분은 55%로 4억6500만달러 규모다.
알살람대로는 서울로 치면 세종로나 강남대로에 해당된다. 아부다비 상업활동의 70% 이상이 이뤄지는 경제와 정치의 중심에 위치하는 것이다. 아부다비 정부청사 등 관공서를 비롯해 수많은 기업이 주변에 모여있다.

전세계적으로도 지하 왕복 8차선 도로 위에 지상 왕복 8차선 도로가 조성되는 공사는 알살람 지하차도가 유일하다. 시공이 까다롭기 때문에 제대로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고난도 공사로 알려진 '싱가포르 칼랑 423 지하고속도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삼성물산에 주어진 공사기간은 47개월. 일반적인 공사라면 넉넉한 시간으로 볼 수 있겠지만 복잡한 아부다비의 행정절차를 감안하면 공기를 맞추기 쉽지 않았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례로 차량통제는 아부다비 경찰청이 담당하고 배관은 수도청이, 전력선은 전력청이 따로 관리하고 있어 모든 인·허가를 각 해당 기관에서 따로 받아야 했다. 기관 간에 이견이 발생하면 이를 조율하는 것도 삼성물산의 몫이다. 여기에다 수시로 내려오는 발주처의 요구사항을 공사에 반영해야 했다.
공사진행도 시작점부터 순서대로 착공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공사가 가능해지면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진행되다보니 한창 땐 하루에 투입된 작업인력이 50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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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살람 지하차도 공사를 총지휘하는 삼성물산 이형진 현장소장은 "아부다비 전체를 뒤져 자재운반용 크레인 40여대를 한꺼번에 투입하기도 했다"며 "공기를 맞추기 위해 착공 이후 지금까지 현장은 비상근무체체였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철근과 콘크리트, 구리 등 핵심 자재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도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UAE에서 대형공사가 잇따라 진행되면서 인력부족현상으로 인건비도 따라 올랐다. 다행히 삼성물산은 주요 자재가격이나 인건비 등이 올라가면 이에 비례해 공사지출금액도 인상해주는 조항을 계약에 포함했다.
상당히 이례적인 계약조건이었다. 이를 통해 수익성이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이 소장은 "시시각각 발생하는 문제들로 인해 야간작업은 기본이고 주말에도 쉴 틈이 없었다"며 "한국인의 끈질김이 없었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공사"라고 설명했다.
쉼 없이 달려온 만큼 결실도 멀지 않았다. 전체 공정률이 90% 가까이 진행되면서 일부 구간은 상부 도로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지하차도의 경우 아스팔트 포장과 내부 표지판과 배전, 운영설비 등의 마무리 공사만 남겨뒀다.

공사 마무리 이후에도 삼성물산의 역할은 끝나지 않는다. 준공 후 3년간 유지보수를 포함한 지하차도 운영권까지 획득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알살람 지하차도 외에 UAE에서 두바이 팜제벨알리 교량공사와 대심도 하수터널 T-01 등의 인프라 확장 프로젝트도 병행한다. 이를 발판으로 앞으로 연이어 발주자 고속도로와 교량, 경전철, 고속철도 등 국가 인프라 관련 대형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발주처와 쌓은 신뢰가 무기다.
이 소장은 "해외 유수 건설업체들도 사업성이 없다며 포기하고 나간 현장"이라며 "삼성물산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것은 앞으로 이 지역 추가 수주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