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의 혼' 세계에 심다 ⑤-2]내전 속 현장지킨 신뢰가 기회로
<5-1>아프리카편 - 리비아

올초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바람이 리비아로 번지자 독재자 카다피의 반격은 거셌다. 카다피의 반격은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서구 열강이 카다피를 제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과 리비아 공습작전을 이끌어내는 빌미가 됐다.
서구 열강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는 카디피 축출 이후 리비아를 고려한 계산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리비아는 석유의 85%를 유럽에 수출한다. 유럽경제에 중요한 나라일 수밖에 없다.
리비아에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서구 열강들의 행보가 가속화되면서 재건사업을 둘러싼 글로벌 건설기업들의 손익계산도 분주하다.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는 국민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해 현재 일평균 170만배럴인 석유 생산량을 더 늘리고 판매대금으로 전력, 석유화학공장, 도로, 주택 등 인프라 건설공사 발주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 120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재건사업에 투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리비아에서 기득권을 확보하려는 프랑스, 영국, 미국, 이탈리아의 오일메이저와 건설사들이 이 시장을 손에 넣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
그동안 리비아 발주물량의 3분의1을 수주해온 한국 건설사들에는 분명 위기다. 1200억달러에 달하는 재건시장의 3분의1이라면 국내 건설사들이 400억달러를 수주할 수 있겠지만 서구열강의 지원이 늘어날수록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고 국내 건설사들에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신뢰와 탁월한 사업수행능력이라는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치열한 내전 속에서도 끝까지 현장을 지키며 국가기간시설을 보호했고 이 같은 신뢰에 대한 보답을 보여준 대표사례도 있다.
리비아 압둘 잘릴 NTC 수반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대우건설이 시공한 벵가지 소재 중앙병원 O&M 현장을 방문했다. 대우건설이 내전 속에서도 철수하지 않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병원을 운영·유지·관리한 데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대우건설은 벵가지 병원 운영을 위해 우리나라 직원 3명, 제3국인 29명을 계속 상주시켜 부상당한 시민과 군인들이 치료받도록 지원했다. 현대엠코가 시공중인 굽바시 주택공사 현장 역시 이번 내전에도 주민들의 지원 속에 현장이 완벽 보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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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발주될 재건사업에서 국내 건설사에 대한 무한신뢰를 보내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실제 NTC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엠코 등에 주택, 도로, 병원, 교량, 항만 등의 인프라 건설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국내 건설사들은 실무반장급 직원들을 리비아 현지로 파견하고 공사 재개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거나 할 계획이다. 지사 운영을 위한 직원도 파견해 수주활동을 할 키맨(Key Man) 확보를 위한 준비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다만 정치적 안정이 가능해지고 재건사업 발주를 위한 준비에 적어도 1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선 공사 재개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국기업들이 플랜트, 주택, 전력 등 사회기반시설 공사에 대해 기술력을 인정받아 리비아 재건사업을 위해 진출할 가능성이 높지만 리비아 과도정부가 안정적인 정치적 플랜을 수립할 때까지 신중히 접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