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징계에 건설업계 패닉…해외영업 '적신호'

조달청 징계에 건설업계 패닉…해외영업 '적신호'

전병윤 기자
2011.11.30 16:18

해외건설 수주 차질 불가피·자금난 가중·하도업체 악영향… 파장 일파만파

ⓒ임종철
ⓒ임종철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달청으로부터 공공공사 입찰제한이란 무더기 중징계를 받아 패닉 상태에 빠졌다.

당장 내년부터 90여개에 달하는 건설사들은 28조원에 달하는 공공공사 입찰에 서류조차 낼 수 없어 수주 악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이번 징계 조치는 해외건설 수주전에서도 외국 경쟁사들에 흠으로 잡혀 공사를 따내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수주 감소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가 예상되자 일부 금융회사들은 건설업에 대한 리스크 파악에 나설 조짐이어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조달청으로부터 공공공사 입찰 제한 조치를 받은 건설사들은 조달청의 조치를 정지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신청 후 처분취소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는 지난 28일 조달청이 공공공사 입찰시 최저가낙찰제의 덤핑입찰을 막기 위해 만든 입찰금액 적정성 심사(저가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시공실적확인서와 세금계산서 등 증빙서류를 허위로 꾸린 건설사 68곳에 대해 3개월부터 9개월간 입찰제한 조치를 내린데 따른 대책이다.

이미 전수조사를 벌여온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공사, 지방자치단체 등 나머지 공공 발주기관의 추가 제재까지 감안하면 징계를 받는 건설사들은 90여곳에 달한다.

발주처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할 만큼 건설업계는 이번 조치에 대해 생사가 걸린 문제로 판단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발주처에 찍히더라도 일단 살고보자는 심리일 정도로 다급한 상황"이라며 "가처분신청은 대부분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본안 소송을 준비하면서 대응 방안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내년부터 수주 차질이 불을 보듯 뻔해 시간을 벌자는 일종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건설업계는 가뜩이나 줄어들고 있는 공공공사를 수주하지 못하게 될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공공공사 발주금액은 28조6000억원으로 전망된다. 공공공사는 2010년 38조2000억원, 2011년 29조6000억원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발주 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던 2009년(58조5000억원)을 제외하면 2008년 41조8000억원에서 32%나 급감한 것이다.

민간의 주택경기 침체와 공공공사 발주 감소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버티던 한 축마저 무너져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준현 대한건설협회 건설진흥실장은 "공공공사 수주 중단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은 물론이고 하도급 업체에게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해외건설 수주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김태엽 해외건설협회 정보기획실장은 "저가로 낙찰받기 위해 허위 서류를 작성한 것이어서 담합처럼 발주처들이 민감해 하는 사항과 다를 수 있지만 해외건설시장의 경쟁이 워낙 치열해 외국 경쟁사들이 앞뒤 다 자르고 '허위서류 제출한 기업'이라고 흠집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태는 금융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주감소→재무악화→차입금 상환 차질'이란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서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건설사의 회사채 규모(25일 한국자산평가 기준)는 4426억원이며 내년 상반기에는 2조4266억원이 몰려 있다.

또 7월말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만든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34%인 7조5000억원이 연말까지 만기도래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전체의 26%인 5조8000억원 몰린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제재 대상에)대형사를 포함해 중견업체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개별 회사에 대한 이슈라기보다 건설업에 대한 리스크로 보는 경향이 짙다"며 "수주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건설사의 자금줄은 더욱 조여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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