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건설사 구조조정을 보면서…

[기자수첩]건설사 구조조정을 보면서…

이군호 기자
2011.12.07 09:00

 "건설·부동산경기가 나쁘니 대규모 구조조정은 불가피하겠죠. 그러려니 할 수 있겠지만 경기가 최악이다보니 예전과 다르게 잘려도 갈 곳이 없네요."

 연말 인사를 앞두고 한 대형건설사 임원이 토로한 푸념이다. 12월이 되자 건설사들 사이에서 인력정리가 본격화되고 있다. 매년 있는 인사와 구조조정이라지만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A사는 임원의 50% 가량을 내보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B사는 임원 20%를 구조조정하고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B사는 통상적인 수준의 구조조정이라고는 하지만 불경기 속에서 진행하다보니 임직원은 더욱 힘들게 느낀다.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여느 해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란 소문이 도는 등 인사 대상자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구조조정 수위가 높아지는 것은 사상 최악의 상황에 빠져있는 건설·부동산경기 탓이다. 23조원을 투자한 4대강 살리기 사업 이후 공공공사 발주가 급격히 줄었고 부동산경기의 장기 침체로 관련 사업이 몰락하고 있다.

 내년 건설투자도 완공 위주로 예산이 편성돼 신규사업이 줄어든데다 부동산경기 전망도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예측되면서 내년 건설사들의 긴축재정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올해 수차례에 걸쳐 건설·부동산대책을 내놓고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자 7일 또다시 대책을 내놓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구조조정으로 정리를 당할 경우 예년과 달리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통상 대형사 임직원의 경우 눈높이를 낮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건설사나 건축설계, 엔지니어링, 부동산개발 시행사·컨설팅 등 관련기업에 재취업을 할 수 있었지만 최악인 현재 경기상황을 감안하면 옮겨갈 수 있는 기회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난으로 상당수의 중견건설사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이미 많은 인력이 건설관련 취업시장을 전전해 일자리 구하기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건설·부동산은 일자리 창출 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산업이다. 그만큼 효과적인 정책이 무너지는 건설산업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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