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PL법 적용 추진…"10년만에 재논란"

아파트도 PL법 적용 추진…"10년만에 재논란"

송학주 기자
2012.09.22 05:45

법무부, 내년 상반기 목표 PL법 개정 추진…소비자·보험·건설 등 이해관계 첨예

 원료, 부품, 완제품 등의 제조물에 적용해온 PL법(제조물책임법) 대상에 아파트를 포함하는 방안이 정부 내부에서 추진되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2002년 PL법 제정 당시 포함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으나 제외됐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법무부가 포함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아파트 시공물 결함에 따른 입주민의 권익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계법령이 개정된 데 이어 PL법 대상에까지 포함될 경우 하자보수와 보상관련 분쟁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정부와 학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산업 대표 2명, 소비자 대표 2명, 학계 전문가 3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 개정위원회를 구성해 이같은 내용을 주로 한 PL법 개정 논의에 들어갔다. PL법은 가공공산품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재산이나 신체상 피해를 입었을 경우 제조업자의 고의나 과실에 상관없이 피해를 보상해주도록 하는 제도다.

 이번 PL법 개정작업 중 최대 현안은 2002년 입법 당시 제외됐던 아파트의 포함 여부다. 당시에도 아파트를 포함할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지만 부동산은 가공공산품이 아니라는 점이 받아들여져 PL법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소비자주권 보장이 강해진 데다 아파트 역시 PL법에서 규정하는 가공공산품과 유사한 방식으로 시공돼 대량으로 공급되는 만큼 법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개정위원회에선 아파트를 PL법 대상에 포함하자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8일 정부법무공단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한 산업 대표는 "개정위원 7명 중 4명이 이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법무부 관계자는 "개정위원회에서 논의중이지만 아직 작업 초반이어서 (아파트 포함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개정작업은 내년 1~2월 공청회를 거쳐 국회 입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가 PF법에 포함될 경우 이해당사자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소비자인 집주인들의 경우 하자보수 등 관련 결함에 따른 보상을 위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들은 건설기업들의 보험 가입이 늘어나 그만큼 매출이 증가할 수 있다. 반면 건설업체들은 보험 가입에 따른 비용 증가와 함께 관련소송 폭주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학계 내부에서도 이에 따른 논란이 한창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아파트를 PL법에 포함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법무부가 올해 한국비교사법학회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도 '아파트를 제조물로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용역을 수행한 박동진 연세대 교수는 △현행 법·제도에 의해서도 건설사가 결함있는 부품의 공급자로서 2차적 제조물책임을 부담하는 점 △부동산 중 아파트만 포함시킬 경우 다른 건축물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는 점 △부동산을 제조물 개념에 포함할 경우 건설산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할 때 아파트를 제조물로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아파트와 같은 대량공급주택이 PL법에 포함될 경우 해당 범위를 설정하는 문제가 새로운 법적 분쟁의 불씨가 될 소지도 있다"며 "PL법 목적은 '소비자 보호'뿐 아니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도 기여해야 하는 점에서 아파트를 다른 제조물과 동일하게 인정하는 것은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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