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미래를 짓는 'SH공사']<1>올 상반기 87개 필지 1조3388억원 매각…"공격적·수요자중심 마케팅 적중"

#이달 초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내놓은 문정도시개발지구 상업용지 B블록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401억원에 팔렸다. 3811㎡에 달하는 이 부지는 그동안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이 추진돼왔지만 주인을 찾지 못해 유찰을 거듭했다. 일단 매각공고를 내고 팔리지 않으면 또다시 매각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가 문제였다.
SH공사는 발상을 전환했다. 공기업이지만 민간기업들과 같은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마케팅 방식을 도입했다. 사전조사를 통해 토지매입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직접 찾아가 해당 토지의 상품성을 설명하고 투자의사를 타진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고 이는 토지매각이란 결실을 맺고 있다.
최근 SH공사의 마케팅 전략이 변했다. 그동안 소극적으로 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할 것을 독려해왔다면 최근엔 직접 토지매입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고 필요하면 마케팅담당자가 직접 찾아가 해당 토지의 상품성을 설명하는 능동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특히 민간 건설기업 CEO(최고경영자) 출신 이종수 사장 취임 후 SH공사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마케팅 조직을 강화하고 다양한 판촉 전략을 도입했다.
용도별로 토지 매각담당자를 지정하던 관례를 바꿔 지구별 관리로 담당자를 지정, 현장밀착 마케팅활동이 가능토록 했다. 소극적인 홍보활동에서도 탈피, 기업인 초청 사업설명회와 기업대상 홍보DM 발송 등 다양한 채널로 확대했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이 기업인 초청 사업설명회다.
지난 4월말 기업인 초청 1차 설명회에선 대형필지 매각을 위한 의견수렴 과정에서 컨소시엄을 구성, 토지를 매입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업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이어 5월 초에 열린 2차에서는 컨소시엄에 참여 가능한 업체를 선별, 별도 설명회를 진행해 해당 기업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최근엔 토지매수 관련 애로사항과 인허가 불편사항을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토지매각 원스톱 지원센터'를 설치해 토지매수 희망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기존 공급자 위주의 공급 방식도 바꿨다. 그동안 수요에 맞지 않는 용도로 입찰공고를 지속해봐야 제대로 된 주인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지만 수요자들이 원하는 용도를 찾아내 토지이용계획을 바꿔주는 등 수요자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실제로 기존 계획상 종합의료시설용지로 지정된 상암2지구 업무용지2블록의 경우 2009년 9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11차에 걸쳐 입찰에 부쳐졌지만 모조리 유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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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업계의 의견청취 결과 의료시설 용지로는 면적이 좁은 데다 인근에 다른 대형종합병원이 위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고 시와 협의를 거쳐 업무시설로 바꾸자 바로 팔려나갔다.
매각가도 당초 의료시설용지일 때는 212억원에 불과했지만 업무시설로 바꾸고 나서는 350억원에 팔렸다. 토지매각 촉진을 위해 도입한 '중개알선장려금 지급' 인센티브제가 시행된 후 문정지구 미래형 업무용지 총 6필지(총 468억원)가 계약이 완료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관심도 SH공사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일조했다. 박 시장은 지난 4월 SH공사 본사와 마곡지구 등에 현장시장실을 열어 토지매각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같은 노력 결과 SH공사는 올 상반기에만 87필지, 1조3388억원 규모의 토지를 매각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특히 최근엔 연이은 유찰사태를 빚던 중대형 이상 크기의 부지가 팔리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실제 지난 연말만 하더라도 마곡지구 38개 업무용지 분양에서 중대형에 속한 26개 부지가 모두 유찰되는 등 중대형 부지 판매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2000㎡ 이상 중대형 부지도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 6월 입찰이 진행된 마곡지구 CP4블록의 경우 4만㎡라는 규모에도 이마트가 2430억원에 샀다. 6322㎡ 규모의 마곡지구 상업용지 B6블록은 동익엔지니어링이 414억원에 사들였다.
이종언 SH공사 마케팅 실장은 "금융, 부동산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통해 민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찾아가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면서 뚜렷한 실적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며 "곳곳에 비어 있던 용지들이 서서히 주인을 찾아가며 상대적으로 남은 부지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