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인하폭·시기·세수보전 대책 등 '알맹이' 없이 발표 지적
정부의 설익은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에 따라 주택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다. 당장 취득세 인하가 시행되기 전까지 '거래절벽' 현상을 피할 수 없을 뿐더러, 최근 수년간 취득세가 법정세율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는 점에서 실제 영구 인하조치에 따른 파급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2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안전행정부가 합동으로 내놓은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취득세율 인하 방안'에는 취득세율 인하시기와 규모, 지방재정 확충방안 등 핵심사안이 대부분 빠졌다. 일단 정부는 취득세율 인하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다음달 말까지 부처간 협의를 통해 마무리할 예정이다.
문제는 부처간 협의가 마무리되더라도 국회통과와 시행까지 최소한 3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란 점이다. 정부는 이 기간동안 취득세율 인하 조치를 소급적용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거래절벽은 불가피하다. 김낙회 기재부 세제실장은 "소급 적용은 얘기 더 해봐야 하는 문제겠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정부가 취득세 영구 인하를 확정지었기 때문에 사실상 거래를 미루라고 신호를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당연히 거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4·1대책으로 수혜를 받는 6억원 이하 중소형에는 거의 영향이 없겠지만 중대형의 경우 거래절벽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취득세 영구인하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영희 한국지방세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006년 이후 법정세율의 절반 수준인 상황이 이어져 왔다"며 "일시적으로 시장 활성화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이유가 취득세가 높아서라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과연 효과가 어느 정도 일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세수감소 문제 해법이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는 일단 세수보전 대안으로 꼽히는 재산세 등 보유세 인상에 대해선 부정적이어서 최종합의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취득세수 감소 보존을 위한 재산세 과표구간 조정 등은 안행부가 적극 반대해 손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법안을 확정하더라도 지자체 반발을 누그러뜨려야 함은 물론, 국회 설득 작업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정책에 대한 시장 신뢰도가 더욱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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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언 유앤알컨설팅 사장은 "세수 감소 문제에 대한 해법없이 취득세 감면 조치가 시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또다시 국회에 발목이 잡히고 지자체 반발 등 잡음이 커지면 시장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거시적 측면에서 취득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감소 부작용보다 주택거래 정상화를 통한 국민경제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가 더 크다는 의견도 있다.
이춘섭 건국대 교수는 "세수가 줄더라도 국민경제를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지자체의 양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단기적 대책으론 안정성이 없다는 점에서 4~5년 넘는 긴 호흡을 갖고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