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입사원부터 일하기 시작해 현장소장 되기까지 공사가 끝나지 않은 경우도 있다니까요."
지난달 30일 서울 강서구 방화대교 사고에 관한 얘기를 나누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쓴 웃음을 지으며 이처럼 얘기했다. 그는 "시공업체도 책임이 있겠지만 3년이면 끝날 공사를 8년째 하고 있으니 안전사고가 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푸념했다.
이번 사고로 작업자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3㎞짜리 도로를 신설하는 이 공사는 사업비 499억원 규모로 2005년 착공했지만 지금까지 공정률은 83%에 그친다.
발주처가 공사비 예산을 제때 반영하지 않아서다. 당초 2차로로 계획됐던 신설도로가 3차로로 확장되면서 공사비도 추가로 161억원을 투입키로 했지만, 마찬가지로 예산 집행은 더뎠다.
공공공사에서 예산이 제대로 투입되지 않아 공사가 지연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이 발주한 공공공사 가운데 사업비 투입 지연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건설기업들이 부담하는 간접비용은 연간 1842억원에 달한다.
늘어난 공사 기간은 평균 6개월 정도이며 현장 유지비 등이 증가하면서 공사비용도 2.2배나 추가된다는 게 건설협회의 설명이다. 지난해의 경우 발주기관이 예산부족과 토지 보상 지연 등으로 전체 295개 SOC(사회간접자본)공사 중 3분의 2에 달하는 현장에서 공사기간이 늘어났다.
발주기관 사정으로 공사기간이 늘어나더라도 추가로 발생한 비용을 받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건설업계의 얘기다. 이로 인한 부담은 결국 시공업체가 떠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의 경우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비용을 받지 못한 92개 업체의 미조정금액만 4200억원이 넘는다.
현행법상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지만 추가비용을 지급받기 위해선 예산주관부처인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 상당수의 발주기관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
문제는 품질이다. 가뜩이나 최저가낙찰제를 통해 수주한 프로젝트가 이처럼 공사 기간마저 연장되면서 시공업체는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무리하게 공사를 수행할 수 있어서다. 공사비와 추가비용이 제때 지급돼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