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택이상 임대 사업자등록 의무화]민간임대사업자 양성화해 '조세정의' 실현

우리나라에 전·월세 계약에 대한 공식 통계는 사실상 전무하다.
현재 정부 통계에 잡히는 임대차 계약은 공공임대와 일부 자발적으로 등록한 민간임대사업자뿐이다. 현행 임대주택법은 "주택을 임대하려는 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며 강제조항이 아닌 임의조항으로 두고 있어서다.
결국 통계가 불명확하다보니 정부는 최근 '미친 전셋값'으로 불리는 심각한 전세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갖가지 민간임대 활성화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해봤자 과세 표적만 되고 실익이 많지 않아서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주택 소유 임대인의 임대사업 등록을 의무화하고 임대기간과 임대료 인상의 규제를 받는 매입·준공공임대로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경 의원과 김현미 의원이 각각 발의한 임대주택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궁극적으로 음성화돼 있는 민간임대사업자들을 양성화해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정의 실현 내용을 담았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부족한 공공임대주택을 확보하고 임차수요를 위한 민간임대시장의 활성화에 대해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현재 민간임대시장은 85% 이상이 비제도권 임대주택으로 대부분 민간 임대인들은 세원이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등록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임대사업자 등록이 임의규정이며 조세를 위한 사업자등록과 연계돼 있지 않은 현실을 고려할 때 임대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하자는 제안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일부 임대사업자가 아니라 모든 임대주택에 등록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제기하고 있는 '전·월세 상한제'도 사실상 임대사업등록제가 없다면 큰 실효성을 얻기는 어렵다. 신규로 전세계약을 체결할 경우 세입자는 기존 전셋값에 대한 통계가 없어 상한제를 적용할 수 없다. 결국 계약갱신의 경우만 한정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등록제를 활용해 임대주택의 이력을 관리하자는 주장도 있다. 변 교수는 "단순히 등록하고 세금내는 정도가 아니라 임대성능의 이력 관리가 필요하다"며 "인테리어에 따라 같은 아파트도 전셋값이 다를 수 있는데 임대성능을 확인해야 가격차가 인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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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사업 등록제에 대한 요구가 강해진 데는 전산화에 따라 도입이 손쉬워진 것도 영향을 미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사업 등록절차가 예전만큼 복잡하지도 않다"며 "이미 확정일자를 받기위해 주민센터에 방문하는 세입자들은 전셋값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9월 국세청은 국토교통부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받고 있는 확정일자 정보 공유여부를 문의했다. 임대 확정일자 정보를 통해 세원 확보 자료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임대사업 등록제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과세에 대한 임대사업자들의 거부감이다.
등록을 하면 임대소득이 잡혀서 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임대사업 등록자에게 적극적으로 과세 감면을 제공해 '임대시장 양성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현미 의원실 관계자는 "임대시장 양성화를 하면서 임대사업자들의 세액 부담은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세금을 깎아 주더라도 제도를 안착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 역시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는 집주인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양성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법이 시행되기 위해선 추가 논의도 불가피하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실 관계자는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의 취지나 필요성이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일시적 다주택자 등 여러 형태의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실효성과 중립성이 있는지 면밀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사업 등록제말고도 월세 소득공제를 통한 방법도 제기됐다. 송영신 한국1인가구연합 대표는 "세입자가 일정한 조건을 갖춘 때에 한해서만 소득공제를 해 주던 것을, 모든 세입자에게 월세 소득공제를 해주고 임대차계약서를 정부에 제출하도록 하면 집주인의 탈세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