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사무장 '하기' 지시와 관련, 탑승객들을 상대로 진상 파악에 나서기로 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대한항공은 승객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게 돼 있는 관련법들을 내세워 어렵다는 입장이고 국토부도 승객명단을 요구할 강제적 수단이 없는 상황이어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10일 "해당 항공기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다 보니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 있어 탑승객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토부가 승객 명단을 요청한 건 맞지만 개인정보 보호법 등으로 인해 명단 요구에 바로 응하지는 않았다"며 "국토부의 승객 명단 요청에 응할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승객 명단 요청을 거부할 경우 국토부의 승객 조사는 어렵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가 해당 정보를 주지 않을 경우 확인하기 어렵다"며 "국토부가 수사기관이 아닌데다 개인정보인 승객 정보는 영업 등과 관련된 부분이기에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토부는 조 부사장의 사무장 하기 관련 진상 파악과 위법여부 조사를 위해 국토부 소속 항공안전감독관(2명)과 항공보안감독관(2명)을 파견했다. 이들은 해당 항공기 기장과 승무원 등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국토부는 조사결과 '하기' 지시의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항공사 등에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앞서 조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던 중 기내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며 담당 사무장을 내리게 해 '월권' 논란이 제기됐다.
항공법에 따르면 승무원을 지휘·감독하는 것은 항공기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장에 있기 때문이다. 안전 운항을 방해하는 폭언, 폭행,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를 한 승객의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대한항공은 사무장이 비행기에서 내린 것은 조 부사장이 기장과 협의해 조치한 것으로 기장이 최종 결정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