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에 돈이 넘쳐나는데 강남 재건축 시장만 잡는다고 되나요? '초고분양가' 논란만 수그러들 뿐이지 서민들한테 도움될 게 뭐가 있죠?"
정부가 투기수요로 들썩이던 강남 재건축 시장을 잡겠다고 중도금 대출규제를 강화한 후 시장에선 득보단 실이 많은 정책이라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올린 강남권의 거품을 잡는 데는 일정 부분 성공한 듯 보이지만 비강남권으로 투기수요가 옮아가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탓이다.
소위 '돈 있는 투자자들'이 주로 몰리는 강남권 재건축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정책이 비강남권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만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도금 대출규제가 본격화하자마자 강남 재건축 시장은 이전의 생기를 잃고 바짝 엎드렸다. 정부가 서울 분양가 9억원 이상 주택의 중도금 대출을 옥죄고 불법전매를 강력단속하면서 분양가 기록 경신 행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강남을 들쑤셨던 투기수요는 강남을 제외한 수도권 전역으로 옮아갔다.
강남에서 가까워 30~40대 강남 출퇴근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동작구 흑석뉴타운 7구역 '아크로리버하임'은 최근 1순위 청약경쟁률이 평균 89.54대1에 육박했다. 미사강변도시 '하남미사 신안인스빌'은 평균 77.54대1, 세종시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 4차'는 평균 201.71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규제 이후 서울은 물론 미사강변도시, 세종시, 동탄 등 분양시장이 줄줄이 들썩이고 있다. 정책에 짓눌린 투기수요가 여기저기 돈 댈 곳을 찾아 기웃대는 바람에 단기 과열로 실수요자들만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재정완화정책과 저금리 장기화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 특히 수요 대비 공급이 한정된 강남 재건축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여기에 정부가 애초에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투기장이 될 기반을 마련해줬다. 무엇보다 강남권은 투자든 투기든 서민들이 뛰어들고 싶다고 해서 뛰어들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진입장벽이 높은 '그들만의 리그'인 셈이다.
주택시장 부진에 숨통을 틔워주려 했다가 '거품'까지 일 줄은 몰랐기 때문에 진화에 나설 필요가 있었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전체 부동산 시장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한 강남 재건축 시장을 잡는 데 골몰하느라 높은 전셋값과 주거난에 허덕이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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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들어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평균 전셋값은 단 한 주도 하락한 적이 없다. 그마저도 빠른 속도로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다. 임대주택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 정책도 한정된 자원이라고 보면, 강남 재건축 과열과 주거불안 중 어느 쪽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할지 곰곰히 생각해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