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치 앞을 모르겠어요."
얼마 전 만난 한 부동산 전문가의 하소연이다. 부동산 시장 역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인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조정을 받는 게 당연지사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은 이 같은 일반 상황에서 벗어나 있다. 공급 과잉 경고음에도 거듭 달아오르기만 할 뿐 좀체 쉬어갈 줄을 모른다.
대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이 지난해부터 공급 과잉에 대한 경고를 보내오고 있다.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올 하반기 이후 특히 내년부터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은 이 같은 전망을 비웃는 듯하다. 저금리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쏠리면서 서울과 지방 대도시, 일부 수도권 신도시들의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연일 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최고의 호시절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지역인데도 분양권 차익을 노리는 가수요 때문에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며 "부풀려진 수요가 시장 자체가 호황기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최근 한 정보업체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4명이 분양권 전매를 청약 이유로 꼽았을 정도다.
주택을 투자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자체를 비난하기 어렵다. 하지만 차익을 노리는 투자에는 그만큼의 위험부담이 따른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언제든 급변할 수 있는 투자 수요가 시장을 주도할 경우, 그만큼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투자 수요는 실수요와 달리 금리 인하 여부, 정부 정책 등에 따라 쉽게 움직인다. 정부는 최근 연이어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아파트 집단대출 규제에 나선 데 이어 분양권 전매제한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를 완화하며 시장 띄우기에 집중했던 정부다.
달라진 정책 스탠스와 이를 아랑곳 않는 시장 분위기 사이에서 시장 전문가들도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려는 있지만 당분간 시장상황이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란 뜨뜻미지근한 대답이 전부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것저것 생각하면 돈 못 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하지만 부화뇌동하는 시장에서 일부러 리스크를 지고 갈 필요는 없다. 당신의 부동산 투자가 투기로 변질될 때 당신도 '폭탄 돌리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