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내 집 마련 더 힘들게 하는 가계부채 대책

[기자수첩]내 집 마련 더 힘들게 하는 가계부채 대책

김사무엘 기자
2016.08.30 03:42

"대출규제 해도 강남 집값은 안 떨어져요. 어차피 돈 있는 사람들이 사니까요. 대출 받아 집 사야하는 사람들만 힘들어지는 거죠"

가계부채를 잡겠다는 정부의 8.25 대책이 나온 이후 강남권 공인중개소들에서 나온 공통된 의견이다.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인 집단대출을 규제하고 아파트 공급을 조절해 가계부채 증가를 막겠다는 방침이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집값 상승'의 신호로 보고있다.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과 중도금 집단대출 관리 강화 등 일련의 정부 대책을 보면 한 마디로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만 대출받아 집 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집단대출 시 개별 차주의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입주할 때 필요한 잔금대출에도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등의 관리방안으로 무리하게 빚 내서 집을 사는 수요를 막겠다는 조치다.

하지만 자영업자 등 소득증빙이 어렵거나 분할상환의 여유가 없는 소득수준의 가계 입장에서는 정부 대책이 "(가급적) 빚 내지 말고 집 사라"는 소리로 들리는 게 현실이다. 이번 대책으로 빚을 내지 않고서는 집을 살 수 없는 이들은 오히려 내 집 마련의 꿈이 더 멀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또 다른 근거는 분양가 상승 가능성이다.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이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분양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데 별 소용이 없다는 사실은 최근 청약을 진행한 '개포주공3단지'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3.3㎡당 4000만원이 넘는 초고분양가 논란에도 평균 100.6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로 조기 마감했다. 공급관리 대책이 나오면서 강남권 재건축단지들의 호가는 하루만에 수천만원이 뛰었고 신도시, 택지지구의 신규분양 아파트 몸값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나 청약요건 강화 등 분양시장 과열을 진정시킬 핵심 대책이 빠진 정부의 이번 관리방향은 결국 집값은 올리면서도 가계대출을 옥죄 서민의 내 집 마련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게 만든다. 정부가 진정 부동산 투기 억제와 가계부채 감소에 의지가 있다면 청약요건 강화 등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될 수 있도록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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