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융권규제 강화에 한달새 13곳→36곳으로…2금융권 대출비중 44%육박, 금리도 4% 훌쩍

최근 금융권의 집단대출 심사강화와 잠정중단 여파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1차 중도금 납입일까지 집단대출 금융사를 정하지 못한 아파트 사업장이 전체의 15%에 달했다. 사업장 수도 2월 13곳에서 3월 36곳으로 한 달새 3배 가까이 늘었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아파트 중도금 1차 납입일이 도래한 전국 247개 사업장 가운데 중도금대출 금융사를 정하지 못한 곳이 36곳(14.7%)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가 올들어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문제가 대두하자 지난 2월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실태 조사한 결과다.
지난 2월14일 기준 조사결과에선 전국 123개 사업장에서 중도금 1차 납입이 도래했고 이중 13곳(10.6%)이 중도금대출 조달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40여일 만에 23곳이 늘었고 비중도 4.1%포인트가량 증가한 셈이다. 통상 분양 후 4~6개월 사이에 중도금 1차 납입시기가 도래하니 지난해 하반기 분양한 단지들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금융사를 못 구한 곳은 현재 중도금 납입일을 연장한 후 계속 협의 중이거나 중도금 비율을 낮추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대체로 시공사의 신용도가 낮거나 입지가 안 좋아 계약률이 20~40%대로 낮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집단대출은 금융사가 아파트 수분양자들에게 아파트 중도금과 잔금을 개인별로 심사하지 않고 대출해주는 것을 말한다. 금융사는 대신 건설사의 신용도와 분양성 등을 평가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데 올 1월부터 정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중은행 집단대출에도 적용되는 등 규제가 강화됐다.
지난 3월부터는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됐다. 시중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실상 집단대출을 취급하지 않았으며 신협은 지난 1일부터 집단대출 취급을 잠정중단했다.
정부 규제 이전만 하더라도 입주자 모집 전에 중도금대출 은행이 정해진 점을 고려하면 중도금대출 금융사를 구하기가 까다로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신용등급이 좋지 않은 건설사나 계약률이 낮은 사업장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협·새마을금고·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지난달 기준 금융사를 정한 구한 211개 사업장 중 1금융권은 119곳(전체의 56.4%), 2금융권은 92곳(43.6%)으로 나타났다. 2월 중도금대출 금융사가 정해진 110곳 가운데 2금융권이 42곳(38.2%)이었던 데서 수치뿐 아니라 비중도 크게 늘었다.
금리도 한 달새 훌쩍 뛰었다. 2월 대출금리가 파악된 36곳의 평균금리는 3.9%였는데 3월엔 4% 넘었다. 1금융권이 3.9%, 2금융권이 4.2%의 평균금리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월 은행권이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3.5%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꽤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주택업계에선 집단대출이 어려워지고 금리가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본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임시방편으로 중도금 납입시기를 연기하거나 무이자 혜택을 내세우지만 분양가에 반영되는 등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시간을 끌수록 금리가 높아지고 수분양자가 내야 하는 이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중도금 무이자를 내건 아파트도 분양원가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늘어난 이자만큼 분양가에 반영돼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