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재건축 속도를 낸다고 했지만 맏형격인 분당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6·1 지방선거를 염두한 정치권의 '말잔치'라는 이유에서다. 2024년, 2027년 등 구체적인 이주 시점도 거론되지만 '가짜뉴스'로 여길 정도다.
약 9만7600가구 아파트가 밀집한 분당 지역 평균 용적률은 184%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특별법 개정안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용적률을 300%로 상향 조정한다. 단순 적용하면 지금보다 약 6만1000가구가 늘어난 15만9000가구가 자리잡게 된다.
하지만 물량 확보에 치중한 재건축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현 정부가 주도한 '공공재건축'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이 개발에 참여하면 최대 용적률 500%를 제공하고, 층고 규제를 풀어 최고 50층 건물을 허용했지만 강남권 단지는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실적은 당초 목표한 5만 가구의 3% 수준인 1500가구에 그쳤다.
인수위도 이런 현실을 알고 있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을 검토한 한 부동산TF 위원은 "1기 신도시 내 단지별로 용적률이 다르고 입지 조건과 사업성도 천차만별"이라며 "일괄적으로 300% 용적률을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주민들이 원하는 재건축 방향은 '양질'의 새아파트다. 학군, 교통 등 기존 인프라가 유지된 상황을 전제로 지분 감소가 최소화된 새집을 선호한다. 하지만 지방선거 표심 확보에 급한 정치권은 '속도전'만 앞세운다. 이 과정에서 인수위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혼선을 키웠다.
새 정부는 유불리를 떠나 정책 중심을 잡아야 한다. 공약에 기반한 1기 신도시 재건축 로드맵을 만들어 평가받는 게 옳다. 특별법 추진 과정에서 불거질 다른 지자체와의 역차별 논란에 대한 해법도 고민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최근 "추가 용적률의 절반 이상은 전부 청년이나 공공임대나 공공으로 다 내놔야 한다"고 밝힌 점은 의미가 있다. 늘어난 용적률에 상응하는 공공환수 원칙을 밝혀 장밋빛 공약을 깨려는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